(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남긴 채 콜업 4일 만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는 25일 투수 김진욱을 1군 엔트리에서 삭제했다.
김진욱은 지난 2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김태형 롯데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진욱의 올 시즌 4번째 1군 콜업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김진욱은 지금 한번 직접 보려고 불렀다. 다른 왼손 불펜투수들이 아직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날짜들이 안 된 것도 고려했다"며 엔트리 변동 이유를 설명했다. 좌완 필승조 정현수가 앞선 19~21일 LG와 원정 3연전에 모두 나서 불펜에 마땅한 왼손투수가 없었다.
김진욱은 24일 NC전 스코어 17-4로 앞선 9회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당시 12연패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며 연패 탈출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선발로 나선 대체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도 팀 합류 첫 6이닝(4실점) 투구를 소화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정현수와 최준용은 각각 1이닝씩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좋은 분위기를 지켰다.
넉넉한 점수 차에도 불구하고 김진욱의 피칭은 실망스러웠다. 9회 선두타자 이우성을 상대로 던진 1, 2구 패스트볼이 크게 벗어나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이후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펼쳤고,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흔들린 김진욱은 후속타자 김휘집과의 승부에서도 4구째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결국 김진욱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박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진은 박세혁을 상대로 2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더블플레이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1루수 정훈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이때 2루주자였던 이우성이 홈 베이스를 밟았다.
박진은 후속타자 김한별을 1루수 땅볼, 최정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기나긴 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랜만에 쟁취한 승리였지만, 뒷맛이 영 깔끔하진 않았다.
프로 무대 입성 후 제구 문제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진욱은 지난해 중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9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5.31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그렇게 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까지 철회하고 절치부심해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상황이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전반기에만 두 차례 퓨처스리그를 오가며 13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10.00(27이닝 30실점)을 기록했다. 2군에서도 14경기(11선발) 4승5패 평균자책점 6.87(55이닝 42자책점)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김진욱의 엔트리 말소로 인해 롯데 불펜에 남은 좌완은 정현수가 유일하다. 최근 깜짝 필승조로 활약했던 좌완 홍민기는 지난 22일 엔트리에서 말소돼 9월에야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할 수 있다.
김진욱이 기대를 한참 밑도는 피칭을 보여주면서 중위권 경쟁에 한창인 롯데에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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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