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빈스 벨라스케즈와 LG 트윈스 앤더스 톨허스트.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가을야구 청부사' 두 대체 외국인 투수의 첫 등판 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롯데 자이언츠의 대체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데뷔전 패배를 떠안았다.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1회를 정리한 벨라스케즈는 2회말 6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허용, 수비의 도움까지 받지 못하고 5점을 내리 내줬다.
그는 3회말 선두타자 채은성을 직선타, 하주석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태연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후속타자 최재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날 자신의 등판을 마무리했다. 롯데는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호투에 묶여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0-6으로 패하며 시즌 첫 5연패 수렁에 빠졌다.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2회말 수비를 마친 롯데 벨라스케즈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한준 기자
롯데는 지난 7일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터커 데이비슨과 결별을 고하고 대체 외인 벨라스케즈를 연봉 33만 달러 조건으로 영입했다. 데이비슨은 올 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롯데는 '10승 투수' 데이비슨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만큼 벨라스케즈에게 거는 기대도 컸으나, 데뷔전에서는 롯데가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패배로 4위 SSG 랜더스에 1.5경기 차 추격을 허용하며 최상위권 도약이 아닌 중위권 경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2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LG 선발투수 톨허스트가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리고 바로 전날(12일) 리그의 또 다른 대체 외국인 선수가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3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외인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앤더스 톨허스트였다. 톨허스트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LG는 올 시즌 전반기부터 강력한 국내 선발진을 앞세워 최상위권 경쟁을 이어왔다. 다만 요니 치리노스와 에르난데스로 이뤄진 외국인 선발진이 경쟁팀 한화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에르난데스는 시즌 도중 부상 이탈과 부족한 이닝 소화력으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고, LG는 지난해 가을야구 영웅이었던 에르난데스와의 결별을 택했다.

12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3회말 종료 후 LG 선발투수 톨허스트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오스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벨라스케즈와 톨허스트는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벨라스케즈는 올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콜럼버스 클리퍼스 소속으로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81⅔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올렸다. 톨허스트 역시 올 시즌 트리플A 16경기(14선발), 더블A 2경기(2선발)에 등판해 81⅓이닝을 던지며 4승5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시즌 후반 순위 경쟁과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보는 양 팀이기에 빌드업과 적응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을 영입한 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다만 하루 간격을 두고 펼쳐진 두 투수의 데뷔전은 극과 극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13일 우천으로 취소된 KT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타자도 마찬가지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첫 경기가 엄청 중요하다. 특히 중간에 교체한 외국인은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 두 외국인 투수가 남은 정규시즌과 가을야구에서 상위권 판도를 뒤집어 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