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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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울 줄 알았는데…" 손흥민 펑펑 울었다→MLS 이적설엔 "큰 힌트 드렸다" 사실상 인정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8.04 05:09 / 기사수정 2025.08.04 05:09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고별전서 끝내 울음을 터뜨린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는 심경을 밝히며 지난 10년의 세월을 되돌아봤다.

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서 1-1로 비겼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6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은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은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구단 LAFC 이적이 임박한 상황이다.

한국 팬들 앞에서 고별전을 치른 손흥민은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돼 벤치로 들어갈 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동료들 모두 손흥민을 끌어안았고, 뉴캐슬 선수들도 손흥민에게 인디언밥을 해주며 마지막을 배웅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4773명의 관중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후배 이강인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벤치로 돌아간 손흥민은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였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 후배 양민혁과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팬들은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고, 손흥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눈물을 훔쳤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던 거 같다. 처음에는 정말 안 울 줄 알았다"면서 "오랜 시간 보냈던 팀을 이렇게 떠나보내려고 하다보니까 생각보다 (울음을 참기) 쉽지 않았던 거 같다. 선수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듣다 보니 감정적으로 많이 올라왔던 거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 후에는 손흥민을 위한 특별 영상이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상영됐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의 기록이 순서대로 재생됐다. 토트넘 데뷔골과 첼시전 50m 단독 드리블 골, 번리전 70m 드리블로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던 득점 등 여러 장면이 나왔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순간과 주장 완장을 찼던 순간,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든 순간, 영국 런던에서의 퍼레이드, 그리고 경기 전날 토트넘을 떠나겠다고 밝힌 순간들이 모두 담겨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손흥민은 또 다시 눈물을 글썽거리며 벅차오른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동료들은 손흥민을 번쩍 들어올리며 헹가래를 쳤다. 또 다시 눈물을 터뜨린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손흥민은 "너무나 행복한 경기를 했고, 축구 팬분들, 동료들, 상대 선수들 덕분에 오늘 정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거 같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잠을 못 잘 거 같다"면서 "너무 감사하다. 도대체 어떤 복을 받아서 이런 선수로 성장했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는지 모르겠지만 팬분들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아직 축구 인생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더 즐거움을 드리려고 할 거다. 아직까지 내가 축구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더 즐거운 모습, 더 좋은 모습, 더 행복한 모습으로 곧 팬분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한 후 그동안 손흥민은 동료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

손흥민은 "선수들이 너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내 입으로 얘기하기 창피할 정도로 정말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면서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까 내가 토트넘이라는 곳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그래도 선수들한테 조금은 영감이 됐구나, 조금은 도움을 주는 선수였구나라는 걸 조금은 느낄 수 있었어서 더 행복했던 거 같다"고 기뻐했다.

작별 인사 때 손흥민은 절친 벤 데이비스와는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속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다 겉으로는 슬퍼하더라. 내가 우는 모습을 많이 못 본 선수가 제일 친한 친구인 벤 데이비스다"라면서 "자꾸 자기 옆으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데이비스의 눈을 보면 눈이 빨개져 있고, 눈물이 글썽글썽하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또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고맙기도 하고 그런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벤 데이비스 아들의 대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난 그 친구 아들의 대부니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자랑스러운 대부가 돼야 한다"면서 "축구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제 토트넘에서는 손흥민 뒤를 이어 양민혁이 활약할 예정이다. 뉴캐슬에서도 박승수가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민혁이나 승수에게 특별한 말은 안했지만 많은 축구 팬들이 보고 있는 만큼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양민혁에 대해서는 "이제 많이 친해져서 나한테 농담도 하고 하는데 14살 차이나는 친구가 이렇게 농담하니까 좀 적응이 안 되더라"고 웃으면서 "그래도 너무나도 보기 좋고 오늘도 들어와서 진짜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서 '어린 친구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새로운 환경 속에서 진짜 저렇게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걸 또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부의 말도 전했다. 손흥민은 "앞으로도 어린 선수들을 보면 계속 얘기하지만 우리가 어린 선수를 지켜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너무 섣불리 좋아지도 말고 너무 다치게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 짤막하게 답했다.

전날 손흥민은 다음 행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고 밝히면서 MLS 이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여기서 지금 말씀드리는 것보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말한 손흥민은 "어제 엄청 좋은 정보 드렸으니까 오늘은 한 발 양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한 후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고아라 기자, 나승우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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