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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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상황 또 올려주세요!" 애증의 1R, 진짜 달라졌다…"날 향한 욕, 환호로 바꿀 날 오길" [잠실 인터뷰]

기사입력 2025.08.03 11:52 / 기사수정 2025.08.03 11:52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애증의 1라운더' 두산 베어스 투수 박신지가 진짜 달라졌다. 

그간 멘털과 제구에 있어 큰 약점을 보였던 박신지는 올 시즌 환골탈태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긴 시간 2군에서 칼을 갈았던 박신지는 자신을 향한 욕을 환호로 바꿀 날이 머지않았다고 다짐했다. 

1999년생 우완 박신지는 2018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1라운더 투수로 큰 기대를 받았던 박신지는 입단 동기 곽빈, 정철원과는 달리 오랜 기간 2군 무명 생활을 이어왔다. 

2022시즌 29경기(61⅔이닝) 등판 1승 6패 평균자책 6.71로 1군 무대에 존재감을 내비친 박신지는 2023시즌 15경기 등판, 2024시즌 6경기 등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올시즌 반등 신호탄을 쐈다. 2일까지 35경기(43⅓이닝)에 등판해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 2.51, 23탈삼진, 20볼넷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박신지는 지난달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말 등판해 2이닝 33구 1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박신지는 자신이 자초한 11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솎아내 기적적인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이어 2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선 데뷔 첫 홀드를 수확했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박신지 선수가 지난 삼성 라이온즈전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가 만루 홈런을 맞았었다. 이후 나와 만났을 때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꼭 막아보겠다고 말하더라.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무사 만루 위기라도 계속 믿고 맡겼다"며 "그래서 박신지 선수를 정말 크게 칭찬하고 싶다. 자신의 약속을 제대로 지켰다. 향후 조금 더 빡빡한 상황이라도 믿고 내보낼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조 대행의 말과 관련해 박신지는 "그때 만루 홈런을 맞고 나서 '다음에 또 내가 막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이때 이렇게 던져서 맞았으니까, 다음엔 이렇게 던지면 안 맞겠구나'라는 생각이 더 컸다"며 "그래서 감독대행님께 비슷한 상황이 오면 또 올려달라고 말씀드렸다"고 고갤 끄덕였다. 

이어 "광주 경기 11회말 무사 만루도 내가 자초한 위기였지만, 결과적으로 비기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한 타자씩 잡자고 마음먹었다. 안타만 안 맞으면 야수들이 어떻게든 잡아줄 수 있으니 안타성 타구만 피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볼넷으로 끝날 바엔 차라리 맞고 끝나는 게 낫다고 판단해 가운데로 과감히 승부를 걸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본인이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자신감과 제구력 개선을 꼽았다. 박신지는 예년과 비교해 속구와 변화구 구속이 모두 소폭 상승했다. 예년과 비교해 스트라이크 비율도 54%에서 59.6%로 대폭 상승했다. 

박신지는 "지난해엔 많이 던지지 않았지만, 준비는 열심히 했다. 코치님들 도움도 컸고, 덕분에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다"며 "예전에는 공이 맞고 나면 가운데로 던지기 두려워 구석을 노리다 볼넷이 많아졌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겨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강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천 2군에서 바이오메카닉스 장비를 통해 수치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준비한 덕에 구속도 올라왔다"며 "슬라이더는 원래 자신 있는 구종이었지만 예전엔 활용을 잘 못했다. 지금은 속구 제구가 되다 보니 슬라이더도 더 효과적으로 들어가 연쇄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신지는 불펜 투수로서 필승조 역할까지 넘볼 만큼 벤치의 믿음을 제대로 쌓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상황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올라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박신지는 "감독님이 '지금 박신지를 올리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신지는 자신보다 앞서 1군 무대에서 성공을 맛본 입단 동기들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 자신의 시간이 언젠가 올 수 있단 믿음 아래 어려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박신지는 "나는 이천에서 TV로만 경기를 봤다. 친구들이 다 잘하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었다"며 "그래도 '내 시간도 언젠간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전에 못 던져서 팬들에게 비난과 욕도 많이 들었지만, 끝까지 가면 그 비난과 욕도 환호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며 "향후 팬들이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길 바라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신지는 "올 시즌 아직도 많은 경기가 남았다. 팀 순위는 9위지만, 우리 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치 9경기 차를 뒤집었던 2019년처럼 지금 상위권 팀들과 격차도 뒤집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무더운 날씨에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팬들이 더 즐겁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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