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칼랑(싱가포르), 유준상 기자) 성과와 과제를 모두 확인한 레이스였다.
황선우, 김우민, 김영범(이상 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수영연맹국제수영연맹(World Aquatics)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02초29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은 영국(6분59초84), 중국(7분00초91), 호주(7분00초98), 미국(7분01초24)에 이어 5위에 그쳤다. 중국이 종전에 한국이 보유하던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지난해 도하 대회(은메달)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노렸지만,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예선을 3위로 통과한 한국은 결승에서 영국, 중국, 호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과 레이스를 펼쳤다.
예선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영자 순서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예선에 이어 결승에서도 김영범, 김우민, 이호준, 황선우 순으로 레이스에 임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첫 주자 김영범이 첫 50m를 가장 먼저 통과했다.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다. 한때 6위까지 추락했다. 자신의 구간에서 1분46초23을 찍으면서 예선(1분45초72)보다 0.51초 늦게 들어왔다.
두 번째 주자 김우민은 그야말로 폭풍 질주를 했다. 자유형 200m가 자신의 주종목이 아님에도 200m~400m 구간을 1분44초66으로 끊었다. 예선(1분46초09)보다 기록을 1초 이상 앞당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예선에서 탈락한 이호준이 주춤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와 400~600m 구간을 1분46초14로 지났다. 예선(1분46초76)보다는 빨랐으나 1분45초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마지막 주자인 황선우가 안간힘을 썼지만, 5위에 머무른 한국은 상위권과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결국 더 이상 순위를 올리지 못하고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황선우는 자신의 200m 구간을 1분45초26으로 마무리했다.
결승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황선우는 "한국 기록(7분01초73)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고, 이렇게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5위라는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돼 뜻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우민은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대회를 차근차근 준비하면 좀 더 높은 자리를 향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계영 800m의 경우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가다듬을 부분도 많기 때문에 좀 더 가다듬으면 더 높은 자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아쉬움을 삼켰던 이호준은 "원했던 기록에 도달하진 못했으나 지난해 파리 올림픽 이후 조금씩 좋아지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내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족한 점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의 막내인 김영범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첫 대회를 마무리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을 갖고 운동에 더 매진하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선수들과의 일문일답.
-(공통) 레이스를 마친 소감은.
▲(황선우) 한국 기록와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고, 이렇게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5위라는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돼 뜻깊은 것 같다. 생각한 것보다 아쉽지만, 그래도 (김)영범이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추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한다. 당장 내년에 있을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김우민) 잘 마친 것 같아서 좀 후련하다. 그리고 영범이가 이렇게 큰 무대에서 계영 800m를 소화하는 게 처음인데, 매우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대회를 차근차근 준비하면 좀 더 높은 자리를 향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영범) 형들과 계영 800m에서 호흡을 맞춘 게 처음이라서 기대하기도 하고, 또 긴장하기도 했다. 너무 안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하진 않고, 그래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첫 대회를 마무리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가 운동한 만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아쉽다.
▲(이호준) 대회를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원했던 기록에 도달하진 못했으나 지난해 올림픽 이후 조금씩 좋아지려고 많이 노력했다. 우리의 기록을 넘진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족한 점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황선우) 결승만 놓고 보자면, 어떤 점이 아쉽나.
▲눈에 보이는 기록이 아쉬운 것 같다. 7분01초대를 깨는 걸 목표로 삼았다. 그래도 이렇게 새로운 멤버(김영범)가 들어와 뛴 경기 중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잘 준비하고, 호흡을 맞추면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범) 이 경험 자체가 큰 자산이 될 것 같은데, 본인의 생각은.
▲이렇게 큰 무대에서 5위라는 성적을 얻은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을 갖고 운동에 더 매진하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영범) 결승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만족하나.
▲당연히 생각한 것만큼 하진 못한 것 같은데, 내 개인 최고 기록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호준·김우민) 두 선수는 이 경기가 이번 대회의 마지막 일정이었는데, 대회를 마무리하는 소감은.
▲(김우민)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 개인 종목도 그렇고 단체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아서 후련하다. 기분이 좋다. 계영 800m의 경우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가다듬을 부분도 많기 때문에 좀 더 가다듬으면 더 높은 자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자리까지 가는 데)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호준) 개인전에서의 아쉬움이 컸고, 단체전에서도 뭔가 내 몫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황선우) 내년 이후 계속 중요한 국제대회들이 있고, 당장 내년에 아시안게임이 있다. 내년 아시안게임 전까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스플릿(50m 구간) 기록을 줄이는 게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 계영 800m에서 이전 주자에 이어 뛰는 뒷 주자가 원래 개인 최고 기록보다 먼저 뛸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팀 경기다 보니 물살이 엄청 세다. 센 물살을 이겨낼 수 있는 훈련을 거치면서 한층 더 성장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황선우·김우민·이호준) 예선 때도, 또 지금도 막내 김영범을 많이 칭찬해줬는데, 형들이 김영범 선수에게 전하는 격려와 칭찬의 메시지를 듣고 싶다.
▲(황선우) 2019년 광주 대회 때 처음으로 단체전에 나섰는데, 엄청 긴장했다. 첫 단체전이 매우 부담스러운 자리인데, 영범이는 첫 단체전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부담스러운 1번 자리에서 예선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냈다. 잠재력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아시안게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올림픽 등에서 단체전을 뛸 때 앞에서 해놓은 게 있으니까 발판삼아 잘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우민) 처음이라서 경험이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5위를 한 것도 잘한 것이다. 이것도 다 경험이니까 다음에는 함께 시상대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이호준) 너무 잘하고 있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가 영범이에게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다. 지금처럼만 잘 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노력하겠다.
-(김영범) 형들의 응원에 화답해야 할 것 같은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계영 팀에 합류한 뒤 짧은 시간 동안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운동 분위기와 일정, 경험 등을 배운 것 같다. 순위와 관계없이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또 형들에게 배우다 보면 머지않아 다같이 시상대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그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다.

-(황선우) 인터뷰 도중 남자 자유형 50m에서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의 결승행이 확정됐는데, 지유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50m 결승 무대에 갔는데, 난 내일(2일) 경기가 없으니까 (지)유찬이 형을 열심히 응원하려고 한다.
-(공통) 계영 800m 향한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컸는데, 소감과 각오는.
▲(황선우) 수영 팬도 많아졌고, 또 대한민국 선수들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응원해 주시는 만큼 우리도 열심히 훈련해서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김영범)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다.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더 응원해 주시면 더 좋은 성적과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김우민)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 또 가족에게 너무 고맙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이호준) 확실히 이전보다 많이 응원해 주신다는 걸 느낀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사진=칼랑(싱가포르),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