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손흥민의 미래가 안갯속에 빠졌다.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그는, 다음 경기에서부터 주전 명단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트넘에 정통한 언론은 그가 2진급들 출전하는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했다.
LAFC 등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클럽들의 관심과 맞물려 손흥민의 이적설은 더욱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손흥민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3부 리그 팀 레딩과의 프리시즌 친선 원정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 경기 전반은 벤치에서 지켜봤고, 후반에는 주장 완장을 넘겨받아 경기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임팩트는 보여주지 못했다. 슈팅 한 차례는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고, 전체적으로 경기 감각이 녹슬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 현지 언론의 반응도 냉담했다.
토트넘 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최저 평점인 5점을 부여하며 "터치가 녹슨 듯했고, 경기 내내 둔한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경기 직후 손흥민이 허리 아래 부위를 만지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컨디션 저하 또는 부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같은 매체는 후속 보도를 통해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허리 쪽을 자주 두드렸다. 부상인지, 고질적인 통증인지는 불분명하나 확실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신임 감독은 26일 예정된 두 번째 프리시즌 경기 일정에서 같은 날 루턴 타운전과 위컴 원더러스전을 병행하며 두 팀을 상대로 각각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루턴전은 팬들에게 공개되는 경기인 반면, 위컴전은 토트넘 훈련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루턴전이 보다 정예 멤버들이 나서는 실전 테스트 성격을 띠게 됐다.
하지만 손흥민이 루턴 타운과의 경기 대신 2군 위주의 비공개 경기인 위컴 원더러스전 출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프랭크 감독 체제 하에서 손흥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주장 역시 '풋볼런던'의 토트넘 전문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의 보도로부터 제기됐다. 골드는 25일 "프랑크 감독은 손흥민을 루턴전에서 제외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는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과 이적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판단일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토트넘 전문 소속지 '홋스퍼 HQ'도 "후보급 자원들이 위컴전에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의 입지가 점차 줄어드는 프리시즌을 거치며 손흥민의 이적설은 점점 더 무게를 얻고 있다.
영국 최대 유력지 '타임즈'는 25일 "손흥민이 LAFC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LAFC는 손흥민의 여름 이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8월 초 한국 투어가 끝난 후 이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투어에는 핵심 선수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토트넘은 손흥민을 해당 일정까지 보유해야 한다. 만약 손흥민 없이 투어를 강행한다면 토트넘은 수익의 75%를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손흥민이 프리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제외되더라도 오는 7월 31일 아스널전과 8월 3일 뉴캐슬전 등 아시아 투어에는 반드시 출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시점이 손흥민의 고별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국 'ESPN UK'는 "LAFC는 손흥민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가 여름에 팀을 떠날 의향이 있다면 정식 제안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적료 관련 보도도 등장했다. 영국 '미러'는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해 2000만 파운드 (약 372억원) 선의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금액은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제시했던 4000만 유로(약 744억원)와 비교해 50%가 낮아진 수준으로, 턱없이 낮다.
이에 대해 '홋스퍼 HQ'는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기준 시즌 15득점 이상의 영향력을 지닌 선수다. 이렇게 상징적인 인물을 헐값에 보내려 한다는 자체가 충격"이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 손흥민의 LA행 보도는 지난 달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해당 이적설이 신뢰도를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LAFC의 '지정 선수 슬롯' 여유다.
최근 올리비에 지루가 팀을 떠나면서 손흥민을 위한 슬롯이 확보된 상황이며, 팀 내 고액 연봉자를 영입할 수 있는 이 제도는 MLS 클럽이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데려오는 핵심 수단이다. 해당 슬롯에 손흥민의 이름을 올리면서 그를 향한 적절한 대우와 그로부터 얻는 부가적인 수입 들 모두를 챙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프리시즌에 참여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시아 투어까지 손흥민의 상품성을 최대한 활용한 후,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매각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현 시점에서 손흥민의 거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프리시즌 내내 이어진 부진, 주전 경쟁 탈락 가능성, 이적설 확산, 그리고 구단의 세대교체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그의 미국행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