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이민석이 또 한 번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줬다. 2025시즌 전반기 중반부터 보여줬던 호투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전날 6-1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후반기 첫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감했다.
롯데에게 위안이 된 건 선발투수로 나선 이민석의 호투였다. 이민석은 6⅓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이민석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후 LG 문성주에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5구째 151km/h짜리 하이 패스트볼이 공략 당했다.
하지만 이민석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피홈런 이후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문보경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2회말에는 박동원을 1루수 파울 플라이, 오지환을 3루수 땅볼, 천성호를 1루수 땅볼로 솎아내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민석은 3회말 1사 후 박해민과 신민재에 연속 볼넷, 2사 후 김현수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자칫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는 고비에서 LG 4번타자 문보경을 1루수 땅볼로 막아내면서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민석은 4회말 선두타자 박동원의 중전 안타 출루에도 흔들림 없는 피칭을 이어갔다. 오지환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2사 후 천성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기세를 올렸다.
이민석 입장에서는 5회말이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선두타자 최원영을 중견수 뜬공,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신민재에게 3루타를 내주면서 흐름이 묘해졌다. 이어 문성주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가 1-2로 뒤집혔다.
문성주의 타구는 롯데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바운드가 크게 튄 땅볼 타구가 2루 베이스 근처로 향했고, 롯데 2루수 한태양이 타구를 끝까지 잘 쫓아갔지만 포구에 실패했다. 기록원은 이 타구를 문성주의 내야 안타로 판단했다.
이민석은 다만 계속된 2사 1루에서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6회말에는 문보경-박동원-오지환으로 이어지는 LG 주축 타자를 삼자범퇴로 잠재웠다.
이민석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천성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1사 후 박해민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다. 롯데 벤치는 스코어와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진 이민석의 투구수를 감안, 투수를 최준용으로 교체했다.
이민석은 이날 최고구속 153km/h를 찍은 직구와 142km/h까지 스피드를 끌어 올린 고속 슬라이더, 여기에 체인지업까지 적절히 섞으면서 96개의 공을 뿌렸다.
이민석은 2025시즌 시작을 2군에서 맞이했지만 지난 5월 5일부터 5선발로 중용되고 있다. 전반기 10경기에서 50⅓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3.93으로 기대 이상의 몫을 해줬다.
2003년생인 이민석은 2022년 개성고를 졸업하고 고향팀 롯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2022시즌 27경기에 등판, 값진 경험을 쌓고 맞이한 2023시즌 첫 등판에서 부상을 당하며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다.
이민석은 2024시즌 제구 난조로 성장통을 겪었다. 18경기 31이닝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26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작년 가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무리 훈련 파견을 다녀온 뒤 2군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점점 투구 밸런스가 잡혔다. 올해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2025시즌 불펜에는 필승조까지 위치가 격상된 좌완 홍민기에 이어 선발진에 이민석이라는 파이어볼러가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리빌딩과 가을야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