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0-1로 패하며 한일전 3연패 수모를 당했다.
경기 종료 후, 결과만큼이나 눈길을 끈 건, 일본 언론이 한국의 전술을 완전히 분석하고 대응해냈다는 자평이었다.
한 일본 매체는 한국의 공격 패턴을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차단한 수비 조직력을 강조하며 자국 대표팀의 전략적 우위를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최종전에서 전반 8분 일본 공격수 저메인 료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6점(2승 1패)으로 준우승에 머물렀고, 일본은 3전 전승으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3번째 동아시안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한국이 한일전에서 3연패를 기록한 것은 역대 처음으로 충격적인 성젹표임이 틀림없다.
이날 한국은 빠른 측면 돌파와 롱볼 위주의 단순 공격 전술로 일본 수비를 공략하려 했지만, 일본은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철저히 봉쇄했다.
일본 매체 '풋볼 채널'은 경기 후 16일자 보도에서 "일본 대표팀은 한국의 롱볼 공세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수비수 고가 다이요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고가는 경기 후 현장 인터뷰에서 "상대가 전방에 키 큰 선수를 두고, 우리가 전방에서 압박하면 거기에 맞춰 롱볼을 시도해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경기에 들어갔다"며 "나뿐만 아니라 아라키 하야토, 안도 토모야 모두 그 상황에서 이겨내는 데 집중했고, 잘 수행해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그냥 튕겨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컨드볼 처리까지도 전원이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또한 고가는 "한국이 롱볼로 기회를 만들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조직적으로 잘 대응했다"며 자국 수비진의 대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90분 동안 롱볼 기점에서 실점하지 않고 버텨낸 것은 큰 수확"이라며 한국의 전술을 무력화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고가의 말처럼, 한국은 경기 내내 일본 수비의 조직력에 가로막혀 유효한 득점 기회를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다양한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후반전을 공략했지만, 결국 일본 골문을 열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무기력한 공격 전술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7분 나상호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것이 유일하게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후 곧바로 이어진 일본의 선제골은 결과적으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장면이 됐다.
일본은 미야시로 다이세이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저메인 료가 왼발 발리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 골은 저메인의 대회 5번째 득점이이었고, 저메인은 대회 득점왕과 MVP를 모두 수상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호재, 문선민, 오세훈 등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해 반전을 꾀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후반 39분 오세훈의 헤더를 이어받은 이호재의 시저스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장면이 유일한 위협적인 기회였다.
끝내 0-1로 끝났고, 홍명보 감독에게도 뼈아픈 결과였다. 지난해 7월 지휘봉을 잡은 이후 월드컵 3차 예선 10경기(6승 4무)와 이번 대회 초반 2경기를 포함해 12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던 그는 이날 일본에 패하며 공식전 13경기 만에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대회 우승과 더불어 대표팀 전체의 전술적 완성도와 결과 면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완벽히 제압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한국 축구는 일본과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는 여전히 42승 23무 17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 3무 5패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선수들이 한국의 공격 전술을 정확히 분석하고 대응한 사실은, 한국 축구의 전략적 유연성과 전술 다양성 부족을 다시금 드러낸 대목으로 풀이된다.
상대가 우리의 전술을 예측하고 준비해왔다면, 이제는 우리가 먼저 변화를 만들어야 할 때다.
사진=용인, 고아라 기자/풋볼 채널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