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끝으로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의 동행이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의 이적이 곧 토트넘의 다른 핵심 선수들을 지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등장했다.
단순한 팀 내 에이스의 이탈을 넘어, 주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리더십 구조 개편이 구단의 또 다른 핵심 선수들을 지켜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토트넘 전문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3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여름 이적 가능성과 함께 그 여파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잔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내려놓게 될 경우, 그 자리를 로메로가 이어받게 되며, 이는 로메로 및 그의 절친한 동료 벤탄쿠르의 팀 잔류를 설득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이래 9시즌 동안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에이스로 군림해왔다. 특히 이번 시즌 주장으로서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팀의 레전드 반열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33세의 나이, 계약 기간, 연봉 구조, 체력 문제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맞물리며,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결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클럽들의 고액 제안은 현실적인 이적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으며, 일부 유럽 구단들도 손흥민의 경험과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벨기에 축구 기자 사샤 타볼리에리는 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의 리로이 자네에게 4년 계약을 제시했다는 보도를 통해, 토트넘이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를 영입 대상에 올리며 전방 개편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이적하게 된다면, 그의 주장 완장은 새로운 인물에게로 넘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 자리를 두고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현 토트넘의 부주장인 크리스티안 로메로다.
2021년 아탈란타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거칠지만 단단한 수비와 리더십으로 팀 내 입지를 단단히 다져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3백과 4백을 오가는 유연한 전술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온 로메로는,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도 압도적인 피지컬과 수비 집중력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며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로메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비롯한 라리가 클럽들과의 이적설에 연루되고 있다.
매체는 손흥민의 이적이 구단 내부의 리더십 체계 개편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며, 그들의 이적 결정을 되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에서 토트넘 팬 커뮤니티 '릴리화이트 로즈'의 운영자 존 웬햄은 "손흥민이 떠난다면, 로메로가 새로운 주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 이는 로메로를 팀에 붙잡아두는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흥민과 절친한 팀의 베테랑 수비수 벤 데이비스 역시 이적할 예정이며, 이는 로메로의 책임감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새로운 리더십 체계는 단지 직책의 문제가 아니라, 팀에 남아 있을 이유를 만들어주는 감정적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메로와 함께 거론되는 또 하나의 인물은 팀의 핵심 미드필더 벤탄쿠르다. 두 선수는 남미 출신이라는 공통점뿐 아니라, 토트넘 내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 역시 아틀레티코와의 이적설에 휘말린 상태다.
손흥민의 이적, 로메로의 주장 승격이 맞물릴 경우 벤탄쿠르 또한 팀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매체의 관측이다.
벤탄쿠르는 2022년 유벤투스에서 이적한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박스 투 박스 역할까지 소화하며 꾸준히 기량을 인정받아왔다.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는 맨유 미드필더 라인을 압박하며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한 숨은 공로자였다. 시즌 중반 부상 복귀 이후 보여준 경기력은 그가 여전히 팀의 핵심 전력이라는 점을 입증했기에, 그를 붙잡기 위한 구단의 의지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웬헴은 해당 보도에서 "로메로가 주장으로 남는다면, 그와 가까운 벤탄쿠르 역시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선수들의 관계와 리더십 변화는 퍼즐처럼 맞물려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해선 또 다른 전제가 필요하다.
바로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잔류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지휘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운 팀 문화를 정착시키며 선수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보도에서는 유로파리그 성적과는 별개로 처참한 리그 성적이 그의 경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만약 포스테코글루 감독마저 팀을 떠나게 된다면, 손흥민의 이탈이 불러온 리더십 체계 재편 시나리오도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잔류가 일단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손흥민의 이적설은 단순한 개인 선수의 거취 문제를 넘어서, 팀의 리더십 재편, 핵심 자원들의 잔류 여부,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체제의 존속 여부까지 맞물린 '도미노'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손흥민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그의 개인 커리어뿐만 아니라, 토트넘이라는 클럽 전체의 방향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흥민은 사우디 프로리그 복수 구단으로부터 고액 연봉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거절하기 쉽지 않은 매력적인 조건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이탈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백과 그에 따른 구단의 대응은 토트넘의 향후 수 년 간 행보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홋스퍼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