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이강인이 유럽 왕좌에 도전한다.
지난 2007-200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였던 박지성 이후 첫 우승자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은 다음 달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과 우승컵을 놓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이제 유럽 최강을 가릴 시간이다.
PSG는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하면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챔스 우승컵)를 획득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영광이 기다리고 있다.
PSG는 이미 이번 시즌 자국 최상위권 리그, 컵대회를 우승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만 우승하면 한 시즌에 자국 1부리그, 최상위 컵 대회, 최상위 대륙 클럽 대항전을 우승하는 대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인터 밀란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
분명 약 한 달 전까지 PSG처럼 트레블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한 순간에 무너졌다. 이번 시즌 세리에 A는 마지막 38라운드까지 치열한 접전 끝에 SSC 나폴리(승점 82점)가 우승을 차지했다.
인터 밀란(81점)과 승점 차이는 단 1점이라 준우승팀 입장에선 아쉬움이 더욱 컸다.
인터 밀란은 앞서 지난 4월 코파 이탈리아 4강에서 AC밀란을 만나 1~2차전 합산 1-4로 완패 후 대회 탈락했다. 이번 시즌 우승컵을 하나도 들지 못하고 무관으로 마칠 위기다. 남은 희망은 챔피언스리그뿐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매년 축구를 넘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질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럽 축구 대회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강인이 우승에 도전한다. PSG는 29일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앞둔 이강인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구단에 따르면 이강인은 "우리는 시즌 시작부터 정말 훌륭한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값진 보상이다"며 "매우 기쁘다. 결승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이 노력하고 서로 도와주며 하나의 팀이 되기 위해 같은 목표를 향해 전진한 것이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계속 이 길을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하나로 뭉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 역사상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박지성이 유일하다. 이후 손흥민이 2018-2019시즌 토트넘 홋스퍼와 함께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0-2로 패배 준우승에 만족했다.
약 6년 만에 한국인 선수가 결승전에 다시 올랐다. 이번에 PSG가 우승하면 박지성 이후 약 17년 만에 한국인 우승자 및 첫 트레블 경험자가 탄생한다.
하지만, 인터 밀란과 결승전 선발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PSG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전반기까지 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다. 후반기로 갈수록 흐비차 합류 및 데지레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등 동료들과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이유로, 상대적으로 기회를 못 받고 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의 로익 탄지 기자는 지난 2일 "이강인은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원하지만, 팀이 승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PSG와 이강인의 캠프는 시즌 종료 후 이강인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라며 "PSG는 이강인을 매각할 의향이 있지만, 그들의 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이강인은 지난 4월 리버풀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19분 출전 이후 계속 벤치에 있었다. 애스턴 빌라와 8강, 아스널과 4강까지 총 4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번 결승전 또한 선발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시즌 상반기 PSG가 들쭉날쭉한 기량으로 리그페이즈에서 탈락,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할 뻔했던 일을 떠올리면 이강인 역시 결승전 출전 유무와 상관 없이 우승의 지분이 충분하고 메달을 목에 걸 자격이 넘친다.
사진=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