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수원FC전 무승부 이후 만난 최준의 표정은 어두웠다.
체력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지친 그였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최준은 이날 자신의 시즌 첫 도움을 올렸지만, 최준에게는 팀이 승리하지 못한 결과가 더 중요했다. 직전 경기 승리로 치고 올라갈 기회를 마련했으나, 이 분위기를 연승으로 이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최준은 잘한 것보다 못한 것에 집중해 발전하고 싶다며 다시 한번 반등을 다짐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전 최준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한 루카스 실바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전 초반 수원FC의 에이스 안데르손에게 동점골을 실점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14라운드 대구FC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내면서 7경기 무승에서 탈출한 서울은 홈에서 연승에 성공, 위로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울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도 사령탑 김기동 감독이 걱정한 대로 또다시 결정력에 발목이 잡혔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최준은 씁쓸한 표정과 함께 "많이 못 이기네요"라며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아쉬운 결과다. 경기력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우리도 그렇고, 팬분들도 만족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와야 인터뷰에서도 좋은 기분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팀의 무승부와 별개로 최준은 이날 루카스의 헤더골을 도우며 자신의 시즌 첫 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최준에게는 본인의 활약에 대한 기쁨보다 팀의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
최준은 "내가 도움을 올려서 이기면 좋겠지만,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도움을 기록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잘한 거는 다음에도 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후반전에도 좋은 찬스가 있었는데 실수를 했다. 이런 부분은 내가 고쳐야 하는 것이다. 잘한 것보다는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하는 게 앞으로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래 우리는 실점을 내주고도 강하게 올라가고, 상대를 밀어 붙이는 상황이 많았다. 그런데 오늘은 가라앉은 분위기가 있다는 걸 선수단도 느꼈다"면서 "경기가 끝난 뒤 (김)진수 형을 비롯해 모두가 '오늘 왜 이렇게 처진 것 같지'라는 말을 했고, 나도 동의했다. 우리가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 분위기가 이전과 달랐다고 돌아봤다.
최준을 비롯한 서울 수비진은 이번 시즌 로테이션이 거의 없이 매 경기 선발 출전하고 있다. 심지어 최준과 김진수는 풀백이기 때문에 경기 내내 경기장을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체력 부담이 클 법하다. 아직 리그가 절반도 돌지 않았지만, 체력이 걱정될 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준은 지칠 새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체력적으로) 부담되지는 않는 것 같다. 첫 경기도 그렇고, 중간에 한 번씩 빠졌다. 괜찮은 것 같다. 아직은 부담이 크게 오지는 않는다"며 "내가 관리를 해야 한다. 치료받을 수 있는 게 있으면 받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관리를 해서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최준의 이번 시즌 활약을 보면 지난해 이맘때처럼 국가대표팀 승선까지 기대할 만하다. 6월 월드컵 예선은 힘들더라도 7월 국내에서 열리는 2025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최준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에게는 국가대표팀 발탁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최준은 "아직 기대는 없다. 지금보다 더 잘했으면 기대를 했을 것 같은데, 결정적인 찬스에 실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 뽑히면 좋겠지만, 큰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다"며 "모든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대한 꿈을 갖고 있겠지만, 본인이 잘해야 기대를 할 수 있는 거다. 못하는데 기대만 하면 안 된다. 내가 더 잘하고 난 뒤에 명단 발표 시기에 기대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