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베테랑 타자 한유섬(왼쪽)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 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베테랑 좌타거포 한유섬이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짜릿한 끝내기 안타와 함께 선수 본인의 주춤했던 타격감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8차전에서 5-4로 이겼다. 전날 2-3 석패를 설욕하고 2연패를 끊어냈다.
SSG는 이날 4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한유섬의 활약이 빛났다. 한유섬은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 멀티 히트와 함께 팀 승리를 견인했다.
한유섬은 이날 SSG가 1-1로 맞선 3회말 1사 2루에서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LG 에이스 치리노스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안타를 생산, 2루 주자 최정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팀에 2-1 리드를 안겼다.
한유섬은 원 스트라이크에서 치리노스의 2구째 149km/h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컨택하면서 안타를 생산했다.
한유섬은 이날 게임의 피날레까지 직접 장식했다. SSG가 4-4로 맞선 9회말 1사 1·2루에서 LG 베테랑 우완 김진성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작렬,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유섬은 원 스트라이크에서 김진성의 2구째 141km/h짜리 직구에 풀스윙을 가져갔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휘둘렀다.
한유섬은 타격 직후 홈런을 직감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타구가 좌측 펜스 워닝 트랙 근처에서 조금씩 떨어지면서 담장을 넘어가지 못했다. LG 좌익수 김현수가 처리할 수 있는 타구로 보여졌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김현수의 글러브에 들어왔던 공이 완전한 포구가 이뤄지기 전에 나오면서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2루 주자가 그대로 득점하면서 치열했던 접전은 SSG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기록원은 김현수의 수비 실책이 아닌 한유섬의 안타로 판단했다.
한유섬은 지난 23일 LG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아쉬움을 털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SSG도 2연패를 끊어내면서 공동 4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유섬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내 앞에서 최정 형을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더라. 무조건 쳐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나는 9회말 타격 직후 타구가 넘어가는 줄 알고 타석에서 폴짝폴짝 뛰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데 타구가 안 넘어가더라. LG 좌익수 김현수 형의 글러브로 공이 들어가는 게 보여서 아쉬워하고 있는데 공이 떨어졌다. 그때 '아 끝냈다'라고 느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결과론이지만 한유섬은 LG 벤치의 선택을 후회하게 만들어줬다. LG는 9회말 1사 후 SSG 박성한이 2루타를 치고나가자 최정을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고 한유섬과 승부를 택했다. 최정이 이날 홈런 포함 2안타, 2볼넷으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유섬은 "최정 형을 거르고 왠지 나와 승부할 것 같았다"며 "9회말 전에도 질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늘 불펜데이였기 때문에 투수들을 최대한 도와줄 수 있게 많은 득점을 내주고 싶었는데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인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숭용 SSG 감독은 "최정, 한유섬, 고명준으로 이어지는 3, 4, 5번 타순에서 6안타 5타점 2홈런이 나왔다. 중심 타선이 오늘 경기를 해결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