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복귀전'이 토트넘 홋스퍼 최악의 경기로 남게 됐다.
캡틴 손흥민이 한 달 만에 실전 컴백한 가운데 토트넘은 크리스털 팰리스에 홈에서 참패했다. 핵심 플레이메이커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열흘 남짓 다가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두고 큰 숙제를 받아들게 됐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 확정 3팀을 제외하고 꼴찌가 됐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홈 경기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상대팀 핵심 윙어 에체베리 에제에게 전반과 후반 각각 한 골씩 내줘 0-2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11승 5무 20패(승점 38)를 기록하면서 20개 팀 중 17위까지 추락했다. 토트넘이 지난해 말부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로 밀려나긴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 20패도 1992년 리그 창설 뒤 처음이다.
같은 시간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과 붙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홈에서 0-2로 패하면서 웨스트햄이 승점 40으로 15위가 됐다. 맨유가 승점 39로 16위다.
다만 토트넘은 이번 시즌 잔류를 확정지은 상태다. 이번 시즌 승격 3팀인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 사우샘프턴이 승점 22점과 21점, 12점을 각각 얻어 일찌감치 다음 시즌 2부 강등을 확정지은 상태다.
토트넘은 강등 3팀을 빼고는 꼴찌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13분 오른쪽 수비수 페드로 포로 대신 교체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노팅엄 포레스트, 리버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4팀과의 경기,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와의 2차전, 보되/글림트와의 4강 1·2차전 등 유로파리그 3경기를 결장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전을 통해 8경기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손흥민은 별다른 움직임을 드러내진 못했으나 후반 종료까지 35분 이상을 뛰면서 경기 감각을 쌓았다.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맨유와 치르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선발 혹은 교체로 기여할 수 있는 컨디션 만들기에 들어갔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손흥민은 들어가자마자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아 오른쪽 측면까지 20여m 드리블을 하는 등 경쾌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후반 44분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후에도 넘어지면서 볼을 따내려고 노력하는 등 투지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손흥민이 건강하게 운동장에 돌아와 팬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토트넘은 최악의 하루가 되고 말았다.
토트넘은 이날 안토닌 킨스키 골키퍼를 비롯해 페드로 포로, 케빈 단소, 벤 데이비스, 제드 스펜스, 파페 사르, 아치 그레이, 로드리고 벤탄쿠르, 마티스 텔, 쿨루세브스키, 윌슨 오도베르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굴리에모 비카리오(골키퍼), 도미니크 솔란케,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브레넌 존슨 등 주전급 선수들이 전부 벤치에 앉았다.
그 만큼 유로파리그 결승 앞두고 선수들 부상 방지에 힘쓰고 있다는 뜻이다.
선발 라인업부터 소극적이었던 토트넘은 막상 경기도 수세에 몰리면서 참패했다.
토트넘은 전반 8분 이스마일라 사르에 내준 선제골이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취소되는 행운을 얻었으나 에제를 막지 못했다.
에제는 전반 45분 다니엘 무노스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반대편 횡패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잡은 뒤 노마크 찬스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어 1-0을 만들었다.
후반 3분엔 자신이 수비 진영에서 기가 막히게 찔러넣은 중거리 패스를 사르가 잘 간수한 뒤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연결하자 달려들면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2-0으로 달아아는 골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별다른 위협적 슈팅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부상에서 돌아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쿨루세브스키가 혼자 쓰러져 전반 19분 마이키 무어와 교체아웃되는 등 토트넘 입장에선 경기도 지고, 부상자도 나온 최악의 하루가 됐다.
결국 오는 22일 맨유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하는 셈이 됐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면 17년 만에 공식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은 물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까지 거머쥔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