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이 이끄는 레알 베티스가 지난 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에스타디 올림피크 루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24-2025시즌 라리가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안토니에 대해 팀 내 최고 평점을 매겼다. 이날 선방 쇼를 펼친 아드리안 골키퍼와 함께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고 인정받았다. 베티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무조건 (베티스에) 남겨야 한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이 이끄는 레알 베티스가 2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열린 피오렌티나(이탈리아)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베티스는 전반 6분 터진 압데 에잘줄리의 선제골과 후반 19분 터진 안토니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앞서갔다. 피오렌티나는 루카 라니에리가 후반 27분 만회 골을 넣었지만,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홈에서 우위를 점한 베티스는 오는 9일 오전 4시 피오렌티나의 홈구장인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전에 진출한다.
베티스는 이번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한다면 유럽대항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쓴다. 이미 올 시즌이 유럽대항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베티스는 지금은 없어진 컵위너스컵에서 1997-1998시즌 8강 진출이 기존 최고 성적이었다.
안토니는 이날 풀타임 활약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그는 슈팅 3개 중 1개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 슈팅의 기대 득점 값은 0.18로 매우 낮았다. 패스 성공률 90%(36/40)를 비롯해 드리블 성공 1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태클 성공 1회, 인터셉트 2회, 리커버리 1회, 지상 경합 성공 3회, 공중볼 경합 성공 1회 등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안토니의 활약에 베티스 레전드인 비센테 호아킨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호아킨은 베티스에서 코파 델레이 2회 우승을 차지하고 베티스와 챔피언스리그 1회 출전, 통산 다섯 번의 유로파리그(UEFA컵 2회 포함) 출전에 모두 함께 했다. 베티스 통산 498경기 66골 68도움을 기록하고 지난 2023년 은퇴했다.
특히 호아킨은 21살이던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당시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8강전에서 만난 대한민국과의 승부차기 때, 네 번째 키커로 나서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며 실축하며 탈락의 눈물을 보이기도 한 인물이다.
호아킨은 스페인 방송 '무비스타'를 통해 "만약 안토니가 (베티스에) 납치되어야 한다면 내 차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베티스에) 남아야 한다"라며 적극적으로 영입을 요청했다.
안토니의 활약은 베티스에서 꽃을 피웠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베티스로 임대 이적한 그는 임대 후 베티스에서 공식전 19경기에 나서 6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벌써 공격포인트 10개를 기록하며 베티스에서 임대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통산 96경기 12골 5도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수치다.
202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아약스(네덜란드)에) 무려 이적료 8600만 파운드(약 1551억원) 거액을 지불하며 이적한 안토니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만 해도 안토니는 카라바오컵 1골을 제외하고 14경기 무득점에 그쳤다. 더군다나 지난해 10월 자신을 영입했던 에릭 텐하흐 감독이 경질된 뒤, 후벵 아모림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완전히 전력외 자원으로 분류됐고 임대 이적을 추진했다.
베티스로 임대 이적한 안토니는 완전히 달라졌다. 라리가 첫 경기였던 아틀레틱 빌바오전에 곧바로 선발 출장해 경기 맨 오브 더 매치(MOM)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셀타비고와 23라운드에 데뷔골에 성공하며 2경기 연속 MOM을 받았다.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다음 라운드에서는 1골 1도움으로 3경기 연속 MOM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여 맨유 팬들의 배를 아프게 했다.
베티스가 출전 중인 콘퍼런스리그에서도 안토니의 활약은 이어졌다. 헨트(벨기에)와의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득점을 터뜨린 그는 비토리아와 16강 1차전에서는 2-2 무승부 당시 후반 3분 바캄부의 첫 골을 돕기도 했다.
안토니는 8강전에서는 공격포인트가 따로 없었지만, 준결승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리그에서도 안토니의 활약에 베티스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라리가에서 베티스는 6위(승점54)로 챔피언스리그 출전 순위인 5위 비야레알(승점 55)과 승점 차가 단 1점에 불과하다. 여전히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어서 남은 5경기 결과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가능하다.
안토니 효과로 베티스는 사상 첫 유럽대항전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도전을 동시에 해나가고 있다. 레전드가 봐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자원이다. 현재 구단 베테랑인 이스코 역시 "안토니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해야 한다"라고 말할 만큼 말이다.
안토니의 효과로 베티스는 희망을 원하고 있다. 마누 파하르도 베티스 스포츠 디렉터는 안토니 영입 의사를 밝혔다.
문도 데포르티보를 통해, 파하르도는 현재 임대 계약에 구매 조항이 없는 안토니를 1년 더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매체는 "영입 당시 많은 의문들이 있었던 안토니의 영입은 모든 기대를 초월했다"라고 평가했다.
파하르도는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 후 스페인 방송사 '무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수준에서 만족하지만, 팀워크의 결과"라면서 "나는 축구단 운영에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안토니의 계약에) 관여했다. 너무 이르지만,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안토니와의 동행을 계속할 모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베티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