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엄상백이 한화 이적 후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친정팀' KT 위즈였다.
엄상백은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던 엄상백은 이날 이적 후 처음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다만 한화가 1-2 패배를 당하며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모자를 벗고 3루의 KT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한 뒤 경기를 시작한 엄상백은 1회초 2사 후 허경민에게 2루타,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는 2사 만루 위기에서 김민혁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엄상백은 2회초 뭔가 불편한 듯 팔을 풀기도 했지만, 이내 문제없이 투구를 이어 나갔다. 3회초는 허경민, 장성우 연속 삼진 후 황재균 중견수 뜬공으로 11구 삼자범퇴. 4회초에는 2사 3루에서 권동진의 적시타로 첫 실점. 하지만 5회초와 6회초에는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엄상백은 '데뷔 첫 KT전'을 돌아보며 "이기면 더 좋았을 건데 팀이 져서 그건 좀 아쉽다. 그래도 간만에 잘 던져서 기분은 괜찮다"면서 "많은 이닝을 던진 게 제일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밸런스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솥밥을 먹었던 소형준과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올 시즌 선발로 돌아와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형준은 이날도 6이닝 1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묶었다. 경기 후 소형준은 "전날 상백이 형과 연락을 했고, 서로 잘하자로 응원도 했다. 경기 전에 캐치볼을 하는데 상백이 형 옆에서 하고 있으니까 뭔가 청백전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 웃었다.
엄상백은 "형준이한테 카톡 해서 내일 선발이냐고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 소형준이야' 그랬다"고 웃으면서 "근데 지금 KT 선발진은 (모두 좋아서) 누가 나가도 마찬가지다. 하여튼 좋은 경기했고,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똑같이 던지려고 했다. 그래서 결과가 괜찮았던 것 같다. 그냥 '나는 똑같이 내 공 던지고 알아서 치게 하자' 이런 마인드로 던졌다. 생각보다 큰 (차이) 그런 건 없었다"고 털어놨다.
엄상백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되며 아쉬운 출발을 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안정감을 찾아 나가고 있다.
엄상백은 "FA로 와서 해보니 개인 성적보다는 그냥 팀이 이겼으면 하게 되더라. 내가 잘하는 날도, 못하는 날도 당연히 있겠지만 이번에도 잘 던졌지만 져서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런 느낌이 더 크다. 저번에 4실점 하고 팀이 이겼는데, 오히려 그 날이 더 기분 좋았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156⅔이닝을 소화해 13승을 올렸다. 팀을 옮긴 올해,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는 그저 계속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 엄상백은 "승이라는 건 하다 보면 따라오는 거니까 크게 신경 안 쓴다. 연승 선발승 기록이 다시 나까지 왔어도 '끊기면 끊기는 거지'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내가 할 것만 최선을 다해 하면, 결과는 1년이 끝나고 난 뒤 나오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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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