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나승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인터뷰까지 짧게나마 해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노 쇼'하지 않고 나름의 성의를 보이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알나스르는 27일(한국시간) 4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서 4-1 완승을 거뒀다.
전반 27분 존 두란의 선제골로 앞서간 알나스르는 전반 31분 사디오 마네의 추가골, 전반 38분 호날두의 쐐기골로 격차를 벌렸다. 후반에도 두란의 멀티골이 터지며 한 골 더 앞서간 알나스르는 요코하마에게 한 골 내주긴 했으나 손쉽게 승리를 따내며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앞서 광주FC가 알힐랄,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알아흘리에게 연달아 패한 상황 속에서 요코하마마저 알나스르에게 무릎을 꿇으며 남은 생존 팀은 가와사키 프론탈레밖에 없게 됐다.
이날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클래스 차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2-0을 만드는 득점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보여줬다. 오타비오에게 연결했고, 오타비오가 왼쪽으로 살짝 밀어준 공을 리버풀 출신이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인 사디오 마네가 마무리 해 2-0이 됐다.
전반 38분에는 직접 득점까지 뽑아냈다.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의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방향이 바뀌자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박스 안에 있던 호날두는 발 앞에 떨어지는 공을 가볍게 밀어넣어 3-0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4분 존 두란의 골로 알나스르가 4-0까지 달아났다. 요코하마는 후반 8분 1골 만회했다. 호날두는 후반 22분 교체되며 66분을 뛰고 경기를 마쳤다.
1985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불혹을 넘겼으나 아시아 무대에서는 여전히 통한다는 걸 보여준 호날두였다.
경기 후에는 호날두를 보기 위해 수많은 중동 취재진이 믹스트존에 몰렸다.
요코하마 선수들이 먼저 빠져나갔다. 이어 알나스르 선수들도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스페인 국가대표 수비수 에므리크 라포르테를 비롯해 알나스르 선수들은 취재진의 인사에도 손만 흔들고 선수단 버스에 탑승했다.
한참 기다린 끝에 호날두가 등장했다. 모든 이들이 '크리스티아누'를 외쳤다. 국내 방송사의 사인 요청을 본 호날두는 앞의 선수들과 달리 곧바로 다가가 사인을 해줬다.
옆에 있던 사우디 기자가 뭔가를 물으며 인터뷰를 시도하자 호날두는 몇 마디 주고 받았다. 이어 사우디 취재진의 사인 요청에도 응했다. 반 바퀴를 돌아서는 사우디 취재진의 사진 요청을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는지 함께 사진을 찍고 팀 버스로 향했다.
6년 전 한국에서 많은 팬들의 외침에도 경기도 뛰지 않고, 팬서비스도 하지 않았던 호날두의 모습은 아니었다. 단순 이벤트성 경기가 아니라 아시아 최고 권위를 가진 대회에서는 차마 노쇼를 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나승우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