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의 길목에서 이탈한 가운데, 그의 부상 상태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오락가락 거짓말 잔치가 화제다.
손흥민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 결장했으며, 경기장 원정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경기를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상태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는 몇 주 전부터 발에 통증을 느껴왔다. 지난 경기에서도 참고 뛰었고, 훈련에도 참가했지만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제 훈련을 시도했지만 통증이 남아 있어 경기에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회복에 전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단순한 타박상이 아니라 지속적 통증과 컨디션 저하에 시달려왔다는 설명으로, 최근 경기력 저하와 출전 제외 배경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직전 프리미어리그 경기인 울버햄프턴 원정 때만 해도 손흥민이 단순 타박상이라고 했으나 며칠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프랑크푸르트전 당시 주장 완장을 찬 팀 내 핵심 선수가 유럽대항전의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에 함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팬들과 현지 언론 사이에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손흥민이 단순히 경기를 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예 독일 원정 자체를 가지 않은 것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가 4강에 나설 수 있는 확률을 최대화하기 위해 런던에 남기는 결정을 했다"며 "그는 팀과 여전히 소통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복도에서 그를 마주쳤는데, 승리에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정확한 부상 부위, 상태, 회복 기간 등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아, 팬들의 불안은 오히려 커졌다.
여기에 더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꽤 오랫동안 발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휴식을 취했지만 회복되지 않았고, 오히려 상태가 더 악화됐다"고 밝혔다.
말이 또 바뀐 셈이다.
이어 "이런 유형의 부상은 무엇보다도 휴식이 중요하다"며 "손흥민은 언제나 훈련하고 싶어하는 성향이지만,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며 몸 상태를 지켜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22일에 열릴 예정인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결장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손흥민은 월요일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부상 악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현지 매체들은 연이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토트넘 전문 소식지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같은 날 손흥민의 부상 악화 소식을 전하면서 "손흥민이 팀을 따라 독일로 가지 않은 것은 단순한 부상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그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토트넘 내부 관계자이자 토트넘 전문 팟캐스트 '릴리화이트 로즈' 운영자인 존 웬햄의 인터뷰 속 발언을 인용해 "그의 정확한 부상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비행기를 타는 것조차 어려웠을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재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웬햄은 "지금으로선 부상 정도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손흥민이 이동조차 할 수 없을 정도라면 이는 단순한 타박상 수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토트넘 소식지 '투 더 레인 앤드 백' 역시 "손흥민의 이탈이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닌 장기적 공백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이 맞이한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결장했으며, 이는 놀라운 결정이었다. 이는 부상이 단순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장이 단순한 부상 관리 차원을 넘어 남은 시즌을 전혀 뛰지 못하는 '시즌 아웃'의 가능성까지 점치는 상황이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은 이미 43경기나 출전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제외됐다. 이는 많은 팬들에게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뛰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나 의료진의 진단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그의 설명은 반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흥민의 회복 시점을 두고 "모르겠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내놓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태도는 팬들에게 혼란을 가져다 주고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UEFA 유로파리그 4강에서 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를 상대할 예정이다. 4강 1차전은 5월 2일로 예정돼 있으며,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경기 직전까지도 불투명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손흥민이 이번 시즌 잔여 일정에 복귀하지 못한다면, 이는 단순한 전력 손실을 넘어 토트넘의 공격 전술에 구조적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에 출전해 11골을 기록했으며, 여전히 팀 내 최다 득점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그의 이름이 명단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팀 전체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가 부상에서 복귀해 다시 한 번 토트넘 팬들 앞에서 뛰는 장면이 연출될지, 아니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