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7회초 KIA 임기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불펜투수 임기영이 정규시즌 개막 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임기영은 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3차전을 앞두고 투수 유승철, 내야수 윤도현과 함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투수 김도현을 비롯해 투수 윤중현, 이형범이 1군으로 올라왔다.
임기영, 유승철, 윤도현 모두 몸 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2군으로 내려간 건 아니다.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엔트리에) 선발투수가 한 명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도현이가 80구 정도를 던지고 내려와야 하는데, 혹시나 팀이 지는 경기를 하게 된다면 중간에서 던질 투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날(26일) 많이 던진 투수들을 엔트리에서 뺐다"며 "(윤)도현이는 송구할 때 압박감이 있는 것 같아서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임기영은 26일 키움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29구를 던졌다. 성적은 6피안타 1사사구 5실점이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를 봤을 때 구속이 141~142km/h까지는 나와서 구위적으로는 상당히 좋았고, 맞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런데 구속이 좀 떨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맞아나가는 타구도 있었다"고 임기영의 부진을 진단했다.
이어 "2이닝을 소화하는 선수로서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시즌 초반에는 컨디션이 좋을 수도 있고, 또 안 좋을 수도 있으니까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엔트리를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초 KIA 임기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12년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4년 말 FA 송은범(현 삼성 라이온즈)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고, 상무(국군체육부대) 전역 이후 KIA에서 활약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85경기에 등판해 867이닝 51승 59패 2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마크했다.
임기영은 2023시즌 64경기 82이닝 4승 4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하지만 FA(자유계약) 자격 취득을 앞두고 아쉬움을 삼켰다. 37경기 45⅔이닝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끝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FA 협상에 돌입한 임기영은 지난해 12월 원소속팀 KIA와 계약 기간 3년, 총액 15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당시 "한국시리즈가 진행될 때 아예 야구를 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임기영은 "2025년에는 2023시즌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KIA 임기영이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임기영은 올해 시범경기부터 불안했다. 3경기 구원 등판해 4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11.25로 흔들렸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부진했다. 26일 경기에서도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한 그는 2경기 2이닝 평균자책점 27.00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향했다.
다만 임기영이 장기간 2군에 머무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임)기영이가 2군에 내려가서 컨디션을 회복하면 열흘을 채우고 올릴 수 있다. (임기영의 2군행에 대해) 크게 우려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많이 던진 투수들이 1~2일 쉬어야 하니까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정해영, 조상우 등 주축 불펜투수들의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은 만큼 KIA로선 활용도가 높은 임기영에게 기대를 건다. 임기영이 사령탑의 바람대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수비를 마친 KIA 임기영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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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