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수 김민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다.
김민재는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시절을 포함해 3시즌 연속 준준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김민재가 무실점 철벽 수비를 펼친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천적' 바이엘 레버쿠젠을 적지에서 완파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을 통과했다.
벨기에 국적 월드클래스 센터백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12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맹활약에 힘입어 레버쿠젠을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지난 6일 1차전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챙겼던 뮌헨은 1~2차전 합계 점수에서 무려 5-0으로 앞서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뮌헨의 주전 센터백인 김민재는 이날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와 중앙 수비수 콤비를 이룬 뒤 90분 풀타임을 뛰며 뮌헨의 8강 진출 기쁨을 함께 누렸다.
김민재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팀의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8강행을 이끌었고, 뮌헨으로 이적한 첫 시즌인 지난 2023-2024시즌엔 4강까지 오르면서 박지성과 이영표(이상 2005년) 손흥민(2019년), 이강인(2024년)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까지 오른 5번째 한국인이 됐다. 김민재가 이강인보다 하루 늦게 4강행을 확정지었다.
이어 이번 시즌까지 3시즌 연속 8강행에 성공했다.
뮌헨의 8강 상대는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인 이탈리아 명문 인터 밀란이다.
인터 밀란은 이날 황인범이 결장한 페예노르트(네덜란드)를 2-1로 제압하며 1~2차전 합계 4-1로 앞서 8강에 진출했다.
인터 밀란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강팀이지만 김민재가 세리에A에서 상대해봤기 때문에 수비하기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페예노르트가 탈락하면서 8강에서 김민재와 황인범이 격돌하는 코리안 더비는 무산됐다.
이날 원정팀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레버쿠젠과의 1차전 홈 경기에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부상을 당한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대신 요나스 우르비히가 문지기로 나섰다.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허리를 받쳤다.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마이클 올리세가 2선에서 포진했으며 케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이번 2차전을 대비한 휴식 차원에서 지난 8일 보훔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홈 경기(2-3 패)에 결장했던 김민재는 이날 예상대로 센터백 포지션을 꿰찼다.
홈 팀 레버쿠젠은 4-5-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루카스 흐라데키가 골문을 지켰고, 피에로 인카피에, 마리오 에르모소, 요나단 타, 아르투르가 수비를 맡았다. 중원에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알레이스 가르시아, 그라니트 자카, 에제키엘 팔라시오스, 엠마뉘엘 프림퐁이 배치됐다. 최전방에는 파트리크 쉬크가 섰다.
레버쿠젠을 대표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는 부상으로 이날 명단에서 빠졌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비르츠는 무릎을 다쳐 4~6주 빠진다.
뮌헨은 1차전에서 거둔 3-0 완승에도 지체 하지 않고 라인을 끌어올려 상대를 공략했다.
전반 15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케인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계속 레버쿠젠을 압박했다.
오히려 레버쿠젠이 추격의 동력을 잃고 방어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레버쿠젠은 비르츠가 빠진 공백이 컸다. 전반 5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위력적인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기세를 끌어 올려 홈팀을 공략한 뮌헨이 결국 선제골을 터트렸다.
상대 미드필드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 때 키미히가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에 가담한 홈팀 공격수 시크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공이 문전에 떨어지자 바로 앞에 있던 케인이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뮌헨은 후반 26분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2-0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최근 뮌헨과 연봉 300억원의 대형 재계약을 체결한 레프트백 데이비스가 주인공이었다.
케인이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투입된 공중볼을 논스톱으로 연결해주자 데이비스가 페널티킥 지점에서 왼발로 차 넣어 레버쿠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김민재는 이날 레버쿠젠이 공격 의지를 잃고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별다른 저항을 받지 못하고 무실점 승리에 힘이 됐다.
경기 직후 김민재는 유럽축구 통계매체가 매긴 평점에서 두 팀 센터백 중 1위를 기록했다.
소파스코어는 경기 후 김민재에게 평점 7.5점을 부여했다. 뮌헨에선 1골 1도움을 기록한 해리 케인이 9.0점으로 가장 높았다.
풋몹에선 7.8점을 얻었고, 후스코어드닷컴에선 7.83점의 높은 평점을 차지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볼을 어설프게 걷어냈으나 프림퐁과의 결투에서 바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일에 몰두했다"며 2점을 줬다.
김민재는 이날 전반 36분 공중볼을 엉뚱한 곳으로 걷어내 위기를 내줄 뻔 했으나 자신이 볼을 맹렬하게 쫓아간 뒤 프림퐁과의 몸싸움을 이기면서 잘 처리했다.
한편, 이날 챔피언스리그 16강전 4경기가 끝나면서 8강에 갈 팀들이 가려졌다. 이강인이 연장 전반 교체투입된 가운데 그의 소속팀인 프랑스 PSG는 리그페이즈 1위 리버풀(잉글랜드)을 1-0으로 이겨 합계 1-1을 만든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기는 이변을 일으켰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는 벤피카(포르투갈)를 3-1로 잡으면서 2연승을 내달리고 8강 티켓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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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