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곽빈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친 뒤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했다.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홈팀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팀 두산 베어스가 2025 KBO 시범경기를 준비 중인 가운데 두산 선발 에이스 곽빈이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하루 전 경기에서 홈런 맞은 것을 떠올린 곽빈은 삼성의 신인 타자 함수호와 핵심 선발투수 원태인을 칭찬했다.
곽빈은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3-4로 뒤처진 6회말 마운드에 올라 전병우를 루킹 삼진, 차승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제압했다.
다음 타자는 함수호였다. 곽빈은 볼카운트 2-1서 4구째로 145km/h 패스트볼을 던졌다. 비거리 110m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점수는 3-5가 됐다. 곽빈은 이해승의 대타 르윈 디아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성적은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 투구 수 12개였다. 두산은 후반 뒷심을 발휘해 8-5 승리를 기록, 3연승을 달렸다.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곽빈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함수호가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11일 대구서 만난 곽빈은 "그 공 패스트볼 아니에요. 커터였어요"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함수호를 떠올리며 "밀어서 쳤는데, 진짜 잘 치더라고요"라고 감탄했다.
그러다 갑자기 1년 후배인 원태인을 언급했다. 곽빈은 "(원)태인이가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진짜 리스펙(존경/존중·Respect)해요"라며 미소 지었다.
삼성의 홈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불린다. 특히 좌우 담장과 홈플레이트 간 거리가 각각 99m로 짧은 편이라 타자들이 홈런을 치기 비교적 용이하다. 반대로 투수들은 항상 '한 방'을 경계해야 한다.
'푸른 피의 에이스'로 통하는 원태인은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한 뒤 줄곧 라이온즈파크를 안방으로 쓰며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럼에도 매년 훌륭한 성적을 냈다. 원태인은 지난해까지 통산 6시즌 동안 160경기 885⅔이닝에 등판해 56승46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7을 선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특히 2021년 14승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처음 두 자릿수 승수를 찍었고, 이듬해인 2022년에도 10승8패 평균자책점 3.92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엔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거머쥐었다. 더불어 곽빈과 함께 리그 공동 다승왕에 등극했다.
곽빈은 대구서도 꿋꿋하게 호투를 이어온 원태인을 치켜세웠다. 두 선수는 평소에도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한편 박진만 삼성 감독도 함수호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스윙 궤도를 보면 부챗살 같다. 힘을 갖추고 있어 공이 어디에 맞든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밀어서 홈런 치는 것을 보며 타석에서의 대처 능력, 경험 등만 쌓으면 라이온즈파크에서 굉장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느꼈다.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함수호가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