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하고 바뀐다? 야구 그렇게 쉽지 않다"…'불펜 키포인트' 정우영, 더 많은 시간 필요하다 [사직 현장]

(엑스포츠뉴스 사직, 박정현 기자) "나는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1차전을 앞두고 투수 정우영을 언급했다.

정우영은 지난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에서 구원 등판했다. 결과는 ⅓이닝 무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첫 타자 김민혁과 승부부터 흔들렸던 정우영이다. 제구 난조를 보여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황재균과 승부에서도 볼카운트 3-0으로 몰린 상황에서 2루수 직선타로 겨우 아웃카운트 하나를 챙겼다. 이후 배정대와 맞대결에서는 볼카운트 0-2로 유리한 상황을 점하고도 폭투가 나오는 등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볼넷을 내줬다. 원하는 곳에 쉽게 공을 던지지 못하며 힘든 승부를 펼쳤다.

시범경기는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결과보다 과정에 포커스가 맞춰지지만, 정우영 투구는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다.



정우영은 비시즌을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보냈다. 발전하고자 사비를 들여 미국에 있는 유명한 피칭 아카테미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레슨받으며 팔 각도를 수정했다. 기존보다 팔을 더 높게 들며 구속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서는 가장 빠른 공을 던져 효과를 보는 듯했다. 염 감독이 캠프 도중 "정우영은 올 시즌 우리 불펜의 키포인트 중 한 명이다"고 칭찬할 만큼 성과를 냈다. 시범경기 첫 번째 등판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했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는 제대로 깨우쳤을 것이다. 구속에만 꽂혀 있으니 뭔가 해보고, 안 되면 다른 걸 해보고... 이러다가 2년이 지났다. 그렇게 또 똑같은 걸 반복할 수 없다. 본인이 잘 정리해서 한 가지를 꾸준히 귀를 닫고 해야 한다. 팔 각도가 조금 올라왔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나는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 (미국 레슨장에서) 한 달해서 선수가 바뀌고, 야구가 그렇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를 보려면, 내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내가 하던 것에 추가해야 한다. (손)아섭(NC 다이노스)이가 성공하는 이유는 자기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 것을 하면서 아카데미에서 얻은 걸 부수적으로 하기에 된다. 자기 것을 버리고 가면, 문제가 생긴다. 자신의 것이 있는 선수가 가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우영이 불펜에서 제 몫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그는 현시점 염 감독이 언급한 불펜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령탑은 경기 전 장현식, 김강률, 김진성(이하 A그룹-필승조), 박명근, 백승현, 이우찬(이하 B그룹), 김영우, 우강훈, 김대현(이하 C그룹-성장 도모)으로 불펜 운영을 할 뜻을 밝혔다.

염 감독은 "(정우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야구에 관한 열정이 있고, 해놓은 것이 있어 쉽게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많은 것을 선수가 이랬다가 저랬다 하다 보니..."라고 얘기했다.

남은 시범경기 정우영은 염 감독의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과정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비시즌 준비한 여러 요소를 확인하고, 점검할 계획이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정우영은 빠르게 제 궤도에 올라 LG 불펜에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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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