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7회초 수비를 마친 KIA 김대유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 불펜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가 그 주인공이다.
김대유는 히어로즈-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KT 위즈-LG 트윈스를 거쳐 2023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 포수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40경기 185⅔이닝 6승 5패 49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으며,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통산 223경기 299이닝 21승 21패 32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5.00을 마크했다.
사실 지난해 성적만 놓고 보면 만족할 수 없는 김대유다. 그는 2024시즌 37경기 25이닝 8홀드 평균자책점 8.28로 부진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나 전반기에만 두 차례나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김대유는 7월 들어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8월 7경기 3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18.00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9월 이후 6경기에서 4⅔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7회초 무사 만루 KIA 김대유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김대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1차 스프링캠프), 일본 오키나와(2차 스프링캠프)에서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김대유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모범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전에서 한 차례밖에 등판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수 MVP 황동하, 김도현, 야수 MVP 이우성, 박정우에 비해 존재감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대유가 캠프 기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사령탑의 이야기다.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범호 KIA 감독은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대유가 잘 준비했다. 어바인에서 훈련할 때도 어린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서 (LG와) 연습경기를 할 때 갑작스럽게 대유를 마운드에 올렸다. 대유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라며 "상대 팀에서 좌타자가 나왔을 때, 또 팀이 가장 급할 때 한 타자를 잡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해야 하는 선수"라고 김대유의 역할을 강조했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그레이트 파크 베이스볼 컴플렉스에서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KIA 김대유. 엑스포츠뉴스 DB
곽도규, 이준영을 비롯해 KIA에 좌완 불펜 자원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팀이 더 강해지고, 더 많은 승수를 챙기기 위해 김대유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김대유가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에 한 타자라도 잘 막아준다면 그만큼 팀의 경기 운영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그 한 번을 위해서 항상 준비하고, 또 공 4~5개로 결과를 내야 하는 만큼 대유가 매우 어려운 자리를 맡고 있다"며 "엄청 노력하고, 잘 받아들이면서 준비한 것에 대해서 너무 고마웠던 것 같다. 투수코치도 그런 부분에서 가장 좋았다고 했다"고 김대유를 격려했다.
코칭스태프의 격려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대유가 올 시즌 KIA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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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