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도 다칠 뻔…김기동 감독 "선수들 부상 위험 노출돼, 제반 시설 갖춰져야"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김기동 감독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K리그 구장들의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김 감독은 리그가 개막하는 시기보다 제반시설이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면 겨울에 개막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은 서울은 리그 9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이날 서울은 이승모를 최전방 공격수처럼 활용하는가 하면, 린가드, 정승원, 문선민, 기성용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전에 투입된 신입생 둑스 역시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



기회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문선민이 돌파 후 시도한 슈팅이 골문을 외면했고, 이승모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등 결정력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서울은 FC안양전 승리를 연승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계획했던 부분들이 맞아 들어갔지만, 방점을 찍는 골이 나와지 않아서 아쉽다"면서도 "질 수는 없는 경기였다. 김천이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완전히 차단하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홈에서 연승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아쉽다"고 총평했다.

이어 "경기를 하면서 (정)승원이에게 3선에서 (이)동경이를 차단하라고 지시해서 상대에게 쉽게 찬스를 내주지 않았던 것 같다. 승원이가 지시를 잘 수행했다"며 정승원에게 이동경을 전담 마크하라고 내린 지시가 유효했다고 했다.

최전방 공격수 위치에서 '펄스 나인(가짜 9번)'처럼 움직인 이승모에 대해서는 "일류첸코가 떠난 이후 공격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김천전에는 (이)승모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량도 높고, 연계 플레이도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승모의 좋은 모습이 나왔다"면서 "하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전방에서부터 수비가 잘 됐고, 이것이 후방에서 상대의 압박을 받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던 정정용 감독처럼 김기동 감독 역시 잔디 문제를 짚었다. 

그는 "1라운드 때부터 나왔던 문제다. 상암만이 아니라 다른 구장들도 마찬가지다. 리그가 일찍 시작해서 날씨가 추우니 선수들이 부상에 노출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잔디가 좋지 않은 대로 경기를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긴다"면서 "전북도 ACL을 위해 용인으로 가야 하고, 우리도 잔디가 뿌리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하니까 선수들의 부상이 나올 수도 있다. 린가드는 잔디에 발목이 걸리기도 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위에 계시는 분들이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일단 리그가 시작됐으니 잔디에 신경 써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제도나 장치를) 마련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리그 개막 시기에 대해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1월에 해도, 2월에 해도 상관이 없다. 다만 제반시설이 명확하게 갖춰지는 게 중요하다. 유럽처럼 경기장에 열선이 깔려 있어서 잔디 상태가 좋다면 겨울에 해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후반전 도중 출전한 신입생 둑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일찍 투입할까 생각했다. 아직은 시차도 그렇고, 뛸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교체가 조금 늦게 됐다"며 "생각보다는 좋았다. 플레이를 보면서 '타이밍을 조금 일찍 잡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팀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다만 앞선에서 수비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 부분만 인지한다면 조만간 선발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