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가 지도자로서 추락한 자신의 명성을 살릴 수 있을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코번트리 시티가 램파드 감독의 지도 아래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승격 경쟁에 폭풍처럼 뛰어들었다. 램파드 감독은 팀을 맡은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코번트리를 강등권에서 플레이오프권으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입증하고 있다.
코번트리 시티는 지난 2일(한국시간)에 열린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리그 5위로 도약했다.
이번 승리를 통해, 코번트리는 리그 4연승을 질주하고 있으며, 이는 39년 만에 코번트리가 옥스퍼드를 상대로 리그 더블(홈, 원정 경기 모두 승리)을 기록한 것이다. 팀은 램파드 아래서 최근 리그 9경기 8승을 거두며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번트리는 시즌 초반 강등 위기에 몰렸으나, 램파드가 지난 11월 부임한 후 빠르게 팀을 정비하며 승리를 거듭하는 중이다.
1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수 있는 순위인 6위 안으로 안착한 코번트리는 2000-2001시즌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으며, 남은 11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램파드 감독은 이날 경기 승리 후 인터뷰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승리할 수 있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며 현재 팀의 성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꾸준한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우리는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러한 과정이 결국 우리를 더 강한 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어려운 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최근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첼시와 에버턴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코번트리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감독 램파드다.
선수 시절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첼시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지도자로서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2018년 더비 카운티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2019년 친정팀 첼시를 맡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으나, 이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에버턴에서는 강등권 싸움 끝에 팀을 잔류시켰지만, 2022-2023시즌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2023년 초 다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2023년 4월 첼시의 임시 감독으로 복귀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또다시 팀을 떠났다.
그 후 여러 구단에 지원했지만, 명문 팀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AS 로마에서도 후보로 거론됐으나, 뚜렷한 성공 경험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결국 램파드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고, 지난해 11월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코번트리와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램파드의 최근 뛰어난 지도력 때문인지 그의 색다른 면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높은 지능지수(IQ)로 유명하다. 영국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램파드는 과거 첼시에서 진행한 테스트에서 IQ 150을 기록하며 영국 상위 1~2%에 속하는 두뇌를 자랑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램파드는 "사람들이 내 IQ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물론 자랑스럽긴 하지만, 나는 팀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그의 지적 능력은 축구 전술에도 반영된다. 램파드는 단순한 전술 변화가 아닌, 팀 전체의 구조를 재정비하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코번트리를 변화시켰다. 그 결과, 1월 18일 이후 리그 선두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한 0-2 패배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코번트리는 이제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무려 24년 만의 승격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램파드 감독은 이에 대해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지만, 우리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팀이다. 중요한 것은 한 경기씩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음 경기에서 코번트리는 3월 9일 스토크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램파드는 "코번트리 전임 감독인 마크 로빈스와의 대결이지만,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램파드가 과연 코번트리를 승격으로 이끌며 자신의 지도력을 완전히 입증할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코번트리 시티 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