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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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코치 초보 맞아? "'많이' 아닌 '어떻게' 치냐 중요…말 아낄 때도 필요"→그림자 자처하는 그의 지도 철학은? [시드니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17 11:49 / 기사수정 2025.02.17 12:44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호주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호주 스프링캠프 내내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는 남몰래 허리를 부여잡고 있다. 초보 코치로서 나름대로 긴장감을 느끼며 하루 종일 호주 땡볕 아래 서 있는 데다 쉴 새 없이 몸을 숙여 티볼을 던지는 까닭이다. 

현역 시절 박석민 코치와 그 누구보다도 가까웠던 두산 이승엽 감독도 먼발치서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박석민 코치는 "허리가 진짜 안 좋긴 하다(웃음). 한국에 가서 병원을 한 번 가야 할 듯한 느낌"이라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서 온 덕분에 1차 캠프를 만족스럽게 마무리해서 괜찮다. 특히 지난해 통역이 필요했던 일본(요미우리 자이언츠 지도자 연수)에 있을 때와 비교해 선수들에게 온전히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게 정말 좋다"라며 웃음 지었다. 

호주 캠프에 참가한 외야수 강현구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 훈련부터 박석민 타격코치를 맡아 타격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강현구는 단점 보완보다는 장점을 먼저 살리자는 박 코치의 방향성에 적극 동의했다. 강현구는 캠프 청백전에서 인상적인 안타를 때리면서 1차 캠프 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강현구는 "박석민 코치님께서 단점 말고 네 장점에만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얘길 해주신 코치님이 처음이라 가슴에 정말 와닿았다. 공부터 맞혀야 한다고 스윙을 바꾸거나 그러지 않고 원래 내 스윙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말했다. 

강현구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 박석민 코치는 선수에게 칭찬을 더 건넸다. 박 코치는 "약점을 보완하는 게 물론 최고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그게 정말 쉽지 않더라. 그럴 바에는 그냥 장점을 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강현구 선수가 너무 잘 따라오더라. 캠프 분위기를 밝게 파이팅 있게 만드는 선수 역시 강현구 선수라 더 좋아 보인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가장 최근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왔기에 박 코치는 말을 아끼면서 선수가 먼저 다가오는 걸 기다릴 줄도 안다. 비시즌 미국 강정호 코치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다녀온 외야수 김대한이 그 사례다.

박 코치는 "김대한 선수의 경우에는 캠프 동안 말을 많이 안 했다. 큰 투자를 해서 미국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배운 걸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그런 과정 속에 내가 갑자기 들어가면 혼선이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선수에게 맡기려고 한다. 면담할 때 언제든지 필요하면 먼저 얘길 해달라고 말했다. 코치가 말을 아낄 때도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서 박 코치는 무엇보다 기본기와 질적인 훈련을 중시한다. 박 코치는 "말하는 게 재미없을 수 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최고로 필요한 건 결국 기본기다. 타격하면서 1·2·3이 먼저 된 다음 4·5·6으로 가야 한다. 젊은 타자들이 잘 따라와 줘서 다행"이라며 "또 연습할 때 공을 많이 치는 개수보다는 어떻게 치느냐 그런 질적인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박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강조하는 지도자다. 소위 말하는 기세의 중요성을 아는 까닭이다. 

박 코치는 "비슷한 실력을 보유한 선수들 가운데 결국 치고 나가는 건 기세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멘탈이 정말 중요하다. 대담한 성격이 보통 야구를 조금 더 잘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더 끄집어내고 싶기에 옆에서 내가 더 파이팅을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박 코치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주목받는 것에 대한 부담 아닌 부담을 토로했다. 코치란 자리는 앞에서 빛나게 조명받는 곳이 아닌 뒤에서 묵묵히 선수를 뒷받침하는 그림자 역할이라는 게 박 코치의 생각이다. 

박 코치는 "나는 결국 뒤에서 선수들을 돕는 역할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좋은 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용히 돕는 게 먼저"라며 "물론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맞이하는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히 크다. 빨리 개막전이 왔으면 좋겠다. 두산 팬들과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호주 시드니 블래가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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