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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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방 탈출 게임'의 고수"…리버풀 '혜자 영입' 엔도의 성공 비결

기사입력 2024.03.30 12:44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소심했던 엔도 와타루가 유럽 무대에서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 하나가 '방 탈출 게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방 탈출 게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9일(한국시간) 리버풀의 핵심 미드필더로 거듭난 일본 국가대표 엔도 와타루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유럽 진출 첫 시즌 엔도가 있던 벨기에 1부리그 신트 트라위던 보조 코치였던 이사메 차라이는 그가 유럽에 적응한 비결로 방 탈출을 꼽았다.

이사메 차라이는 "엔도는 정말 수줍음이 많고 영어도 잘 못해서 다가가기에 어려웠다"며 "팀에서 진행한 방 탈출 게임에서 엔도가 많은 코드를 찾아내며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장 안에서도 그는 매우 지능적이지만 이 게임으로 인해 선수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엔도 와타루의 첫 유럽 진출은 2018-2019시즌이었다. 당시 엔도의 나이는 만 25세였다. 우라와 레즈에서 뛰던 그를 벨기에 팀인 신트 트라위던이 데려왔다. 신트 트라위던은 과거 이승우가 뛰었던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조 코치인 이사메 차라이가 말한 것처럼 엔도의 유럽 적응은 쉽지 않았다. 다른 아시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에서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엔도의 지능은 빛났다. 축구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그는 똑똑했다. 상품이 없는 방 탈출 게임에서 그는 대활약하며 동료들의 신뢰를 얻었고 이는 축구적으로도 이어졌다.

엔도는 한 시즌 만에 유럽 빅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슈튜트가르트로 이적했다. 슈튜트가르트에서의 엔도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일본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엔도가 아닌 슈튜트가르트의 주전 미드필더 엔도로 자신을 각인시켰다.

엔도 와타루의 활약은 분데스리가에서도 계속됐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는 수비력에 있어서는 분데스리가 정상급이었다. 특히 그는 키가 178cm로 크지 않은 키임에도 공중볼 경합 능력이 탁월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엔도는 슈튜트가르트에서 219번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했고 이보다 많이 공중볼 경합을 이긴 미드필더는 없었다"고 전했다.

슈튜트가르트에서 130경기 이상 소화한 엔도의 다음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이었다. 슈튜트가르트는 분데스리가 상위 클럽은 아니지만 리버풀은 달랐다. 리버풀은 우승에 도전하는 프리미어리그 팀이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로 이적한 엔도의 이적료는 단 1600만 파운드(약 271억원)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 정도 금액은 매우 낮다. 기본적으로 이름값있는 미드필더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억원 이상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버풀이 엔도를 영입한 이유는 원래 영입하려던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캡틴 조던 헨더슨과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냈다. 중원 보강이 필수였고 그들의 최우선 영입 대상은 당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사우샘프턴의 로메오 라비아였다. 리버풀은 두 미드필더를 모두 첼시에게 뺏겼고 대신 영입한 선수가 엔도였다.

엔도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나이가 적지 않고 왜소한 체격이라 몸싸움이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시즌 초반 엔도는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무언가 아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엔도는 자기 모습을 되찾았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수비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의 태클 성공률은 56%이고 가로채기 12번, 볼 리커버리 횟수가 69번이다. 수비에서만큼은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엔도의 활약이 계속되고 리버풀의 성적도 올랐다. 리버풀은 현재 아스널과 함께 승점 64점으로 같고 득실 차가 뒤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엔도의 활약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엔도에 대해 "아무도 그가 이렇게까지 뛰어난 활약을 보일 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는 현재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다운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팀 동료인 조 고메스는 "그는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고 했고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역시 "내가 지나갔다가 돌아보면 그가 거기에 서 있다"고 칭찬했다.

'스카이스포츠'는 기록으로 그의 활약을 덧붙였다. 매체는 "그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90분당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한 선수"라며 차라이 코치는 "그가 팀의 균형을 잡아주는 선수"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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