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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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오 아들' 서동한의 생일 자축 데뷔골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 되도록"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3.25 06:45



(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서동한의 데뷔골은 하루 전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축포였다. 데뷔골로 동기부여를 얻은 서동한은 아버지 서정원 감독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수원 삼성 소속 서동한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춘천시민축구단과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1-1로 균형이 유지되던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수원에 승리를 안겼다.

후반전 중반 김현의 선제골로 리드를 가져온 수원은 비교적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였으나, 춘천의 거센 반격에 고전했다. 춘천의 조커 카드였던 이대광에게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하며 불안한 형세를 이어갔다.

결국 이대광의 원더골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36분 수비 진영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 이대광에게 흘렀고, 이대광이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이 늦은 시간에 동점골을 내줘 경기는 알 수 없게 됐다. 최악의 경우 수원은 연장전,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동한의 추가골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벌어졌다. 수원이 실점 이후 킥오프로 경기를 재개했고, 카즈키의 패스로 직선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춘천 수비가 걷어낸 걸 다시 잡아 카즈키에게 공이 향했고, 카즈키가 내준 공을 서동한이 받은 뒤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서동한의 데뷔골이기도 했던 이 득점은 결승골이 되어 수원에 승리를 안겼다.

수원 염기훈 감독은 서동한에 대해 "후반전에는 아무리 몸을 풀고 들어가더라도 호흡 등 여려 면에서 힘들기 마련인데, 득점을 터트린 점을 축하하고 싶다. 서동한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라고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결승골의 주인공 서동한을 만났다. 한 손에 캐리어를 끌고 나온 서동한의 반대편 손에는 꽃과 케익, 선물로 추정되는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손이 무거워 보인다고 하자 서동한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어제(23일)가 생일이었어서..."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오늘 경기장에서 팬분들을 만나서 선물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서동한의 득점은 생일 자축포가 된 셈이다. 서동한은 "자축포를 날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데뷔골을 터트린 그 순간이 꿈만 같았다"라면서 "골이 들어간 뒤에 팬분들이 내 이름을 외쳐주셨는데, 그게 내가 목표로 하고 꿈꾸던 순간이었다. 실감이 안 날 정도였다"라며 득점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첫 골이다. 여기에 절대 안주하지 않고 이 경기를 시작으로 자신감을 얻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로 삼아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제는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라며 기쁨을 뒤로하고 자신의 데뷔골을 동기부여로 삼겠다고 했다.

서동한이 의지를 다지는 이유가 있다. 2001년생인 서동한은 올해부터 U-22 룰 대상이 아니다. 본격적인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기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데뷔골이 서동한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염기훈 감독의 말도 서동한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염 감독의 말을 듣고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린 서동한은 춘천전에서 기회를 받았고, 그 기회를 살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염 감독의 믿음에도 부응했다.

서동한은 "감독님께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면 기회가 올 거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측면보다 하프 스페이스에서 뛰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직선적인 움직임보다 방향 전환을 하는, 그런 유형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쉽다면 아쉬운 게 세리머니다. 서동한은 자신의 데뷔골을 터트렸지만 마음 놓고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후반전 수원의 공격 방향이 원정석쪽이었기 때문에 서동한은 수원 홈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칠 수 없었다.

서동한은 "원래 후반전에는 우리가 항상 N석 방향으로 공격을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그렇게 했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득점이 나왔다. 다음에 골을 넣는다면 N석 쪽에서 더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다음 득점 때에는 반드시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서동한의 뒤에는 든든한 아버지가 있다. 서동한의 아버지는 수원의 레전드 '쎄오'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이다. 

서 감독은 현역 시절 수원이 '레알 수원'으로 이름을 날릴 때 수원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1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2연패) 등의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감독으로도 수원을 이끌고 2016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때문에 서동한에게는 자연스레 '쎄오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아들 입장에서 레전드 아버지를 둔 걸 부담으로 느낄 수 있지만, 서동한은 아니었다. 서동한은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지지 않고 서정원 감독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아들이 되겠다고 했다.

서동한은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나에게 '자랑스럽다'라고 말씀하셨다. 앞으로 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라는 말로 다시 의지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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