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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행랑' 클린스만, 전력강화위 회의도 원격 참석…재택근무 '마이웨이'

기사입력 2024.02.13 16:33 / 기사수정 2024.02.13 16:45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바뀌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직후 미국으로 향한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도 비대면으로 참석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3일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15일 오전 11시에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과 클린스만 감독 외에 전력강화위원 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위원 몇 명이 화상으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설 연휴 직후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리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위원회 일정에 맞춰 귀국하지 않은 채 미국에서 화상으로 참석하는 것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실패다. 우승 좌절이 곧 실패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황금 세대', '유력한 우승 후보' 등의 타이틀을 대표팀에 붙였던 걸 생각하면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결과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본인도 줄곧 우승을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인터뷰 후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인터뷰 후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아시안컵 전까지 약 1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아무리 소집을 자주 하지 않는 대표팀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팀의 철학이나 방향성은 충분히 심을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호가 보여준 모습에는 방향성도, 색깔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고군분투하는 선수들의 능력으로 올라오는 팀만 있었을 뿐이다.

'좀비 축구'라는 말도 결국에는 부끄러운 별명이었다. 지금의 한국은 아시아 레벨에서 끈기나 투지를 앞세워 올라가는 팀이 아닌 압도적으로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는 체급을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에서 90분 내내 정작 전술적으로 허탕만 치다 추가시간에 선수들이 개인 능력으로 만든 득점에 기뻐했다. 이런 한계는 결국 요르단전에서 드러났고, 선수들의 체력 부담까지 겹치며 4강 탈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당당했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우승을 하고 싶었지만 요르단전에서 패배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좋은 결과로 보답했지만 준결승전에서 만난 요르단은 결승전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었다"라고 했다.

또 "대회 4강에 진출한 상황에서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4강 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우리도 너무나 우승을 원했지만, 지금은 어려운 상황에서 있었던 긍정적인 부분들을 생각하고 싶다"라며 아시안컵 4강 탈락이 실패가 아니라고 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웃으며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웃으며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클린스만 감독의 말과 달리 아시안컵 4강 탈락은 명백한 실패다. 그리고 그 실패의 원인은 클린스만 감독 본인에게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패배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리가 좋은 결과를 가져와 팬들에게 보답했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요르단은 우리보다 훨씬 좋은 팀이었다. 요르단은 결승전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르단과의 경기 전까지 내가 대표팀을 1년 동안 이끌며 13경기 무패를 했던 것처럼 좋은 결과들도 많았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건 코앞에 다가올 월드컵 예선인 것 같다"라며 요르단전 패배 전까지 대표팀이 13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13경기 무패는 좋은 성적이다. 클럽과 국가대표팀 구분 없이 13경기 무패라는 성적을 거두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업적은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말한 13경기 무패의 시작은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전이다. 당시 엘살바도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75위로, 한국과 큰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 엘살바도르전에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첫 승을 기대했지만 후반 막바지 동점골을 실점해 승리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엘살바도르전 무승부 뒤 서울에 올라와서 이례적인 '사후 기자회견'을 열 정도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후에도 한국은 13경기 무패를 달리는 동안 약체라고 평가되는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을 만났다. 튀니지전 대승이나 유럽 원정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도 있었지만 현재 한국의 스쿼드를 고려하면 한국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상대들이었다.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도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라는 약체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요르단전에서는 황인범의 극장 동점골이 패배를 막았고, 말레이시아전에서는 3실점이나 내준 끝에 비겼다. 토너먼트에 진입한 뒤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전과 호주전도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들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13경기 무패 발언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무패를 유지하는 동안 정작 클린스만 감독 본인의 능력은 증명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은 오히려 전술적으로 부족한 자신의 단점들을 보여주는 대회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특색 없는 전술을 비롯한 아쉬운 지도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가라앉힌 건 극적인 동점골과 역전골로 팬들에게 기쁨을 준 선수들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말한 긍정적이었다는 부분들도 클린스만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이 만든 것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팬들에게 사과를 하는 건 클린스만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다. 오히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을 넘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바라보겠다며 팬들의 마음에 불만 질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밝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밝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정몽규 회장은 임원 회의에도 불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없이 김정배 상근부회장,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으며,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회의에 대한 별도 브리핑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의 행동은 클린스만 감독이 지른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년 내내 클린스만 감독을 통제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아시안컵 4강 진출이 확정된 이후 훈련장에서 입을 열었던 정몽규 회장은 정작 4강에서 탈락해 대회 우승에 실패하고 돌아오자 침묵하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남는 대신 또다시 해외로 향하는 걸 선택했다.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석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시안컵을 분석하겠다고 말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한번 모두를 실망시켰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웃으며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은 4강 진출도 실패가 아니라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웃으며 이동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언제 돌아오는지도 확실히 알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출장 기간 동안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차출하지 않을 일이 전혀 없는 국가대표팀의 핵심 자원들을, 그것도 대회가 끝난 직후에 확인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기에 많은 이들이 클린스만 감독의 말에 물음표를 던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바뀌지 않았다. 잦은 해외 출장에서 오는 국내 업무 소홀은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초기부터 나왔던 이야기였다. 아시안컵에서 실패한 뒤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말했고, 이번엔 아시안컵을 돌아볼 때 반드시 함께해야 할 감독이 귀국 이틀 만에 해외로 떠나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다는 웃지도 못할 일을 만들고 말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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