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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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감독 "안은진 미스캐스팅 비난 괴로웠다, 길채 빙의 고마워"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11.29 09:00 / 기사수정 2023.11.29 09: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직도 남궁민 선배와 길채(안은진 분)가 꿈에 나와요.”

1년여의 촬영 강행군을 마무리하고 이제야 숨을 돌린 MBC 드라마 ‘연인’의 김성용 감독은 “어젯밤에도 촬영하는 꿈을 꿨다”라며 웃었다.

그만큼 ‘연인’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는 뜻일 터다.

그렇기에, 초반 능군리의 모든 사내를 쥐락펴락하던 주인공 유길채 역을 맡은 안은진을 두고 일부 누리꾼과 언론이 ‘미스캐스팅 논란’을 제기했을 때 김성용 감독의 마음은 괴로웠다고 한다.

“안은진 배우의 텐션이 워낙 좋아서 분위기가 막 침체된 건 아니었지만 괴로웠죠. 그 당시에는 드라마 자체도 그렇고 안은진 배우에 대한 비난이 많았어요. 배우가 특히 사극이 처음이고 캐릭터가 워낙 아려워서 의지와 욕심은 있지만 연출자의 디렉션에 충실했거든요. 그게 사람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다 보니 미안했어요.

나름의 계획으로 초반에 보여줄 모습이 있고 중후반에 보완할 수 있는 게 포진돼 있어 나름의 계산으로 초반 캐릭터를 끌고 간 건데 시청자가 보기에 불편하고 붕 떠 있다는 의견을 보다 보니 ‘내가 조금 더 섬세하게 연출했어야 했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배우는 고스란히 감내했어야 했지만 다행히도 배우가 다운되지 않았어요. ‘결국 캐릭터가 빛나고 이야기가 승리할 거다’라고 하니 ‘감독님, 캐릭터와 이야기 힘으로 가겠습니다’라고 했는데 4부에서 캐릭터적으로 승부를 볼 수 있었어요. 길채라는 인물이 부침이 많았어요. 좋았다가 비난받았다가 사랑받았다가 배우 본인도 힘들었을 거예요."



유길채는 능군리에서 곱게 자란 아기씨였지만 병자호란의 참혹한 병화를 겪고 한 사내를 진심으로 연모하게 되면서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안은진은 능군리 시절 앙큼 새촘 도도한 애기씨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는 들꽃 같은 여인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담아내 호평받았다.

“손을 안대도 내면이 차오르면서 별도의 디렉션이 없어도 깊이 있는 연기를 하더라고요. 배우 자체가 표현력이 넓어요. 길채에게 본인이 빙의한 거예요. 초반부터 쌓고 오다 보니 별도의 디렉션 없이도 집중력을 잃지 않아 고마웠고 중간에 스케줄로도, 캐릭터가 구르는 동선 등 너무 힘들었을 텐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게 고마웠어요.” 



또 다른 주인공 남궁민도 빼놓을 수 없다. 남궁민은 전쟁의 비극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인물 이장현으로 분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열연을 선보였다. 김성용 감독은 “최고의 파트너이자 영원의 동반자”라며 추켜세웠다. 

“저를 성공시켜 주고 성장시켜 주는 배우인 거 같아요. 무엇보다 상호존중의 태도가 가장 크고 워낙 경험이 많아 늘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해요. 저의 의견도 존중해 주고요. 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이고 감독님 해석이 맞는다고 믿어줘요. 그럼에도 본인 의견이 더 관철됐으면 하면 두 번 세 번 이야기하고 그랬을 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고요. 

서로 보완되는 존재이고 남궁민 배우의 열정과 의지력이 사람을 자극해요. 제가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해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게 보여서 ‘아직 덜됐어’ 하고 달리게 돼요. 선배가 지쳤을 때는 제게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요. 상호 보완하고 시너지를 내요.“



김 감독은 남궁민과 MBC 드라마 ‘검은 태양’에 이어 ‘연인’까지 두 번 호흡을 맞췄다. 또 한 번 의기투합할 생각이냐고 묻자 “아뇨, 아뇨”라며 웃었다.

“끝나기 전에 웃으며 한 이야기인데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지긋지긋하다고 했어요. 남궁민 배우도 저에게 더 보여줄 연기가 없고 저 역시도 다른 배우를 만나야 할 것 같다고 농담했어요.

그런데 그리메상을 마치고 같이 밥 먹다가 ‘다음 작품 또 같이...’ 이렇게 하게 되더라고요. 서로 파트너십이 형성돼서 눈빛만 봐도 알고 가치 기준이 작품이라는 게 같고 공감대가 커 오해를 안 하게 돼 좋고 고마워요. 당연히 좋은 작품이 기회가 되면 제안할 수 있는 거고 남궁민 선배도 훌륭한 작품을 만나면 역으로 연출자로 제안할 수 있는 게 요즘 환경인데 그러면 영광이죠.”



남궁민은 2020 SBS 연기대상에서 ‘스토브리그’로 데뷔 첫 대상을 받았고 바로 다음 해 '검은 태양'으로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또 한 번 대상 트로피를 가져간 바 있다. ‘연인’에서 하드캐리한만큼 2023 MBC 연기대상 대상도 유력하다.

김 감독은 ‘검은 태양’에 이어 ‘연인’으로 또 대상 배우를 배출한 작품의 연출가가 될 듯하다.

“감사하죠. 그만큼 열연을 보여준 배우가 있나 싶어요. 장현과 길채 모든 배우들이 연출력 이상으로 열연해 줘서 작품이 빛났어요. 상이라는 게 모든 평가의 지표는 아니지만 배우들이 보상 받았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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