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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월드컵? FIFA는 거짓말쟁이"…3개 대륙 개최 '2030 월드컵' 비판 쏟아져

기사입력 2023.10.05 16:35 / 기사수정 2023.10.05 16:35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2030년 월드컵 유치국 선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4일(한국시간) "2030 월드컵을 3개 대륙에서 개최하곘다"고 발표하자 전세계 언론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5일 "FIFA는 환경에 관심이 없다"며 "2030 월드컵 유치 관련 발표에 많은 환경 전문가가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FIFA는 7년 뒤 월드컵을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에서 개최하고, 개막전 등 일부 경기를 월드컵 100주년 대회의 위상에 걸맞게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분산 개최하겠다고 전했다. 3개 대륙 6개국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이벤트의 전례 없는 일을 벌이려는 것이다.

BBC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FIFA가 얘기했던 '탄소 중립 월드컵' 개최는 새빨간 거짓말이 됐다"며 "2030 월드컵을 3개의 대륙으로 넓히는 것은 환경 측면에서 좋지 못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BBC의 지난 6월 보도에 따르면 FIFA는 2026 월드컵을 '탄소 중립 월드컵'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으나 FIFA 본부가 자리잡은 스위스공정위원회(SLK)가 "해당 문구는 유효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SLK는 "FIFA가 탄소 중립에 대한 근거를 전혀 들지 못했다"며 "허위광고가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영국 서섹스대학교 글로벌환경정책연구원 프레디 달리는 인터뷰에서 "(3개 대륙 6개 국가에서 치르는)이런 규모의 대회는 항공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팬들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것이고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다. FIFA가 해당 사안을 지속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는 분석으로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달리는 이어 "지금까지 FIFA의 행보를 봤을 때 2030 월드컵에서도 그들이 환경친화적인 행보를 걸을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FIFA는 기후 변화에 큰 책임감을 느껴야할 거대 기구다. 또한 국제 시민들을 이끌고 같이 환경 보호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고도 했다. 달리는 "이런 발표는 FIFA의 환경에 대한 진실성을 의심하게 한다"며 FIFA 결정에 비판 어린 시각을 보냈다.





외신은 FIFA내 고위 권력층 암투가 의심되는 정황도 전달한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의 리포터 카베흐 솔헤컬은 "원래 2030 월드컵은 (남미의)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우루과이가 개최를 원했다"고 전했다.

제1회 월드컵인 1930 우루과이 월드컵이 정확히 100주년 되는 해가 2030 월드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치권이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로 넘어가자 "높으신 분들이 얘기를 나눠 결정한 것 같다. 뒤 봐주기식 유치권 공유"라고 평했다.

솔헤컬은 "요즘 FIFA의 행정처리는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거의 없다"며 "과거에도 뇌물수수가 활발히 이뤄졌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권력 싸움이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2022 월드컵 카타르 개최에 대한 FIFA 뇌물수수 스캔들이 지난 2014년 벌어진 적이 있다. 이에 제프 블래터 당시 FIFA 회장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환경과 알력 다툼 만이 문제는 아니다.

직접 경기를 즐기는 팬들과 선수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스포츠'는 "2030 월드컵의 다양한 개최지로 인해 가장 불편할 것은 팬들"이라며 "잉글랜드가 우루과이와 경기를 치른다고 하면 모두 우루과이로 몰려갔다가 다음 경기가 모로코와 잡히게 되면 또 다시 아프리카로 날아가야한다"며 "아쉬운 처사"라고 전했다.

이어 "FIFA는 선수들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긴 했다"며 "FIFA는 선수들 차출 일정은 여느 월드컵과 동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다만 차출 기간을 유지하는 것이 완전한 해결방안은 아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돼 경기 수는 자연스레 더 많아진다. 게다가 2030 월드컵에서는 비행 시간도 고려해야한다. 때문에 자연스레 대회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계절에 관한 선수들 적응 문제도 있다. BBC는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는 최초의 월드컵이기 때문에 (2030 월드컵에서는) 한 대회에 두 계절을 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속가능한 축구를 추구하는 자선단체 '플레지볼(Pledgeball)' 설립자이자 CEO를 역임하고 있는 케이티 크로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030 월드컵은 팬을 사람취급하는 월드컵이 아니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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