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철 금메달+중거리 에이스 2관왕+계영 '극일'…한국 수영 역대 '최고의 날' [항저우 라이브]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이 또 다시 하루 2개의 금메달을 캐면서 역대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단거리 강자 백인철과 자유형 중장거리 최강 김우민이 한국 수영에 금빛 낭보를 전달했다.

한국은 28일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5일째 경기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을 1개를 거머쥐었다.

우선 남자 접영 50m에 출전한 백인철이 예선과 결승에서 아시안게임 신기록 및 한국 신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하며 깜짝 금메달을 선물했다. 이어 남자 자유형 800m에 나선 김우민이 중국의 강자 페이리웨에 복수극을 펼치며 이번 대회 자신의 개인 종목 첫 금메달을 따냈다. 또 남자 계영 대표팀이 계영 400m 결승에서 수영 강국 일본을 제치며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거둬들였다. 권세현이 여자 평영 200m에서 은메달을 딴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여자 계영 대표팀은 계영 800m에서 13년 만에 동메달을 수확했다.



가장 눈에 띄는 소식은 백인철이 남자 접영 50m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백인철은 결승에서 23초29의 아시안게임 신기록 겸 한국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백인철의 우승은 지유찬이 지난 25일 남자 자유형 50m에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예선과 결승에서 연달아 세운 것과 똑같았다. 백인철은 이날 오전 열린 접영 50m 예선에서 23.39초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이날 첫 번째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수립했다. 중국 스양이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세운 접영 50m 대회 기록 23초46을 9년 만에 0.07초 앞당겼다.

이어 4번 레인을 치지하고 물살에 뛰어든 결승에서 대회 신기록을 한 번 더 당겼다. 접영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조셉 스쿨링)를 배출하는 등 세계 수준의 강국인 싱가포르 대표 텅 천 웨이가 23초34를 찍었지만 백인철이 그보다 0.05초 먼저 들어오면서 '골든 터치'를 일궈냈다. 카자흐스탄  무신 에디베크(24초44)와 중국의 강자 왕창하오(23초46)마저 각각 3위와 4위로 밀어내고 환호했다.



백인철은 이번 아시안게임 전까지만 해도 메달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이 목표로 한 금메달 6개는 황선우와 이호준, 김우민을 중심으로 한 남자 자유형 중장거리 및 계영 위주였다. 하지만 백인철은 자유형 아닌 종목에서도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는 듯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금메달로 25일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공동 8위를 한 뒤 스윔 오프 끝에 결승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말끔히 털어냈다.

백인철은 우승 뒤 "지유찬과 자유형 50m 결승을 같이 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옆에서 살짝 받고 싶었다"고 농담을 던진 뒤 "오늘 오전 예선을 마치고 잠시 숙소로 돌아갔을 때 대표팀 동료들이 말을 안 해도 다들 내 메달을 기대하고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덕담과 응원을 해줬다"고 했다.



백인철이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울린 직후 열린 남자 자유형 800m 패스트 히트에선 김우민이 국민들과의 약속대로 금메달을 따냈다.

김우민은 7분46초03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종전 기록은 중국이 자랑하는 수영 영웅 쑨양이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일궈낸 7분48초36이었다. 이날 기록은 김우민은 자신이 지난 7월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작성한 한국 기록 7분47초69을 1.66초 단축한 것이기도 하다.

김우민은 이틀 전 남자 1500m 패스트 히트에서 중국의 신예 페이리웨이에게 우승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했지만 두 번 지진 않았다. 자유형 800ｍ에서는 50m 구간 기록을 단 한 번도 30초대로 주파하지 않는 꾸준한 스피드로 페이리웨이의 추격을 불허했다.

김우민은 29일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400m 예선과 결승에서 아시안게임 3관왕에 도전한다. 박태환과 쑨양이 퇴장한 뒤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김우민이 '1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우민은 자유형 800m 우승 뒤 "1500ｍ에서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다. 처음 자유형 800ｍ 한국 기록을 세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영상을 보면서 그때 리듬을 되찾고자 노력했다"며 "금메달만큼이나 원했던 기록 단축에 성공해 기쁨은 배가 됐다. 쑨양이 보유한 대회 기록까지 함께 바꿔놓아 더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한국 수영은 백인철과 김우민의 연속 금메달 못지 않은 값진 은메달도 28일 2개나 따냈다.

우선 여자 평영 200m에서 권세현이 중국과 일본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권세현은 결승에서 2분26초31로 들어와 중국 예스원(2분23초84) 다음으로 좋은 기록을 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챙긴 정다래 이후 13년 만에 이 종목 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또 남자 계영 대표팀은 계영 400m에서 3분12초96의 한국 신기록으로 준우승을 거뒀다. 이날 결승에선 중국이 3분10초88의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고 금메달을 따냈는데 이 기록에 2.04초밖에 뒤지지 않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세계적인 수영 강국인 일본(3분14초26)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동메달이 아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점에서 한국 수영의 전체적인 실력이 향상됐음을 알렸다.

한국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3종목에서 모두 일본을 이겼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는 이번 계영 400m에서 맨 마지막 영자로 나서면서 은메달을 추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금2 은2 동2로 화려하게 마쳤다.



여자 계영 대표팀도 힘을 냈다. 여자 계영 800m 결승에서 8분00초11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면서 동메달을 따낸 것이다. 이번 대회 여자 자유형 100m와 200m를 석권한 시오반 허기를 앞세워 한국을 위협한 홍콩을 따돌렸다는 점에서 성과가 작지 않았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계영 전문 선수를 따로 데려오지 않으면서 계영 400m에 출전하지 않는 등 애를 먹었으나 계영 800m에선 배영 전문 이은지, 단거리 전문 정소은 등이 예선에서 역영하는 등 분전한 끝에 동메달을 품었다.

이로써 한국 수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총 18개의 메달을 따냈다.

금메달 수에서 이미 역대 최고 기록 수립한 것은 물론, 총 메달 수에서도 2006년 도하 대회 때 16개(금3 은2 동11)를 추월해 이번 아시안게임을 한국 수영의 잔치로 만들었다. 또 중국과 함께 아시아 수영의 쌍벽이자 역대 하계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4개를 따낸 일본을 앞서면서 이변의 중심에 섰다. 일본은 28일까지 금3 은9 동13에 머무르고 있다. 총 메달 수는 한국보다 많지만 금메달 수에선 한국에 뒤진다. 아울러 대표팀 전체의 수준을 드러내는 계영에서 한국에 밀리는 중이다.



◆대한민국 수영 경영대표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24~28일 성적(금5·은4·동9)

▲금메달(5개)

-수영 남자 계영 800m :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 이유연, 김건우

-수영 남자 자유형 50m : 지유찬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접영 50m : 백인철

-수영 남자 자유형 800m : 김우민



▲은메달(4개)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 김우민

-수영 여자 평영 200m : 권세현

-수영 남자 계영 400m : 황선우, 이호준, 지유찬, 김지훈, 양재훈, 이유연, 김영범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 황선우,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이호준, 조성재, 김지훈



▲동메달(9개)

-수영 남자 배영 100m : 이주호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이호준

-수영 남자 평영 100m : 최동열

-수영 여자 배영 100m : 이은지

-수영 여자 배영 200m : 이은지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 김서영

-수영 여자 계영 800m : 김서영, 허연경, 박수진, 한다경, 이은지, 정소은

-수영 혼성 혼계영 400m : 황선우, 최동열, 김서영, 이은지, 이주호, 허연경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