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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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현에게 회초리 든 국민유격수, 타자와 못 싸우면 1군 마운드도 없다

기사입력 2023.09.11 05:2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1군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질 선수의 조건이 아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팀의 미래를 짊어질 좌완 영건 이승현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현재 상태로는 1군 게임에 투입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4차전에 앞서 이승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주말 시리즈 마지막 날인 점을 감안해 추가 엔트리 등록 없이 게임을 치렀다.

박진만 감독이 이승현에게 2군행을 지시한 건 최근 등판에서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던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지난 9일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에서 삼성이 0-4로 뒤진 8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게 문제였다.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은 내가 항상 얘기했던 게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자꾸 본인과 싸우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1군 게임에 나가서 던질 수 있는 선수의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승현은 삼성이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특급 유망주 중 한 명이다. 2021년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입단하면서 계약금만 3억 5000만 원을 받았을 정도로 재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 41경기 39⅓이닝 1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은 고졸 루키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58경기 47⅔이닝 2승 4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4.53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 시즌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48경기 43⅓이닝 1승 5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98로 필승조로 뛰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피칭을 하고 있다.



140km 중후반대 빠른 볼을 던지는 왼손 투수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영점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승현의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은 7.68로 '닥터K'의 면모를 뽐냈지만 9이닝당 볼넷 허용도 6.02다. 무상으로 출루를 허용하는 빈도가 너무 높다. 

제구 불안으로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면서 피안타율은 0.25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62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수치를 찍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상태다. 정규리그 잔여 23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유의미한 경험을 쌓게 하고 내년 시즌 도약을 준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진만 감독이 이승현을 언제 다시 1군으로 부를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이승현이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워야 한다'는 사령탑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진만 감독은 일단 "이승현이 빠진 엔트리 한 자리는 퓨처스리그에서 젊은 선수들이 계속 경기를 뛰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려고 한다"며 "이승현을 말소하면서 따로 불러서 얘기를 전달한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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