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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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데려온 윌커슨, 그래서 더 아쉬운 스트레일리 교체 시점

기사입력 2023.09.01 07: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이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후반기 KBO리그에 발을 내디 뒤 빠르게 한국 야구에 적응하며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롯데는 8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1차전에서 5-2로 이겼다. 7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5위 KIA 타이거즈에 5경기 차 뒤진 7위를 유지했다.

롯데를 승리로 이끈 건 선발투수로 출격한 윌커슨의 어깨였다. 윌커슨은 6이닝 5피안타 1사구 10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3승을 손에 넣었다.

윌커슨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7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선발등판 때마다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7번의 선발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 5회를 기록, 확실하게 1경기를 책임져 주는 듬직한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투수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선발 평균 이닝 소화도 6이닝으로 '이닝 이터'의 면모까지 갖췄다. 

피안타율(0.219), 이닝당 출루허용률(0.96)도 훌륭하다. 9이닝당 볼넷 허용이 1.27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도 야수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다. 

롯데는 윌커슨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던 7경기에서 5승 2패로 선전했다. 2번의 패배 역시 윌커슨은 충분히 자기 역할을 다했다. 8월 1일 사직 NC 다이노스전 6이닝 3실점, 8월 25일 KT 위즈전 7이닝 2실점(1자책) 패전으로 투구 내용은 훌륭했다. 

윌커슨은 남은 시즌에도 더 힘을 내야 한다. 5위 KIA가 잔여 39경기에서 현재 승률(0.515)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롯데는 잔여 35경기에서 24승 이상을 따내야만 KIA를 승률에서 제칠 수 있는 불리한 입장이다. 



롯데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붓는다는 생각으로 윌커슨과 찰리 반즈, 두 외국인 투수를 잔여 경기 기간 4일 휴식 로테이션을 돌게 하는 초강수를 뒀다.

래리 서튼 전 감독이 건강 악화로 물러나고 이종운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1군 지휘봉을 넘겨받은 가운데 윌커슨, 반즈의 4일 휴식 로테이션은 그대로 유지된다. 윌커슨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해 줘야만 롯데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시즌을 완주할 수 있다.

결과론이지만 윌커슨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시점이 더 앞당겨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외국인 투수 교체가 늦은 부분이 롯데의 가을야구 싸움이 힘들어진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롯데는 전반기 16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37에 그친 댄 스트레일리를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교체하지 않았다. 퀄리티 스타트는 4차례에 불과했고 구위 저하가 뚜렸했지만 롯데 프런트는 스트레일리를 향한 믿음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이제 와서 무의미한 가정이지만 윌커슨이 롯데의 추락이 시작됐던 6월 초 혹은 6월 말에 합류했다면 5강 다툼은 더욱 혼돈으로 빠져들 수도 있었다. 

롯데는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수 유강남(4년 80억),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 투수 한현희(3+1년 40억) 등 외부 FA(자유계약) 선수만 3명을 영입하는 파격적인 투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시작 후 가장 결단력이 필요했던 순간 주저했던 결과는 5월까지 3위에서 9월 1일 현재 7위 추락이었다. 스트레일리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윌커슨의 호투를 보면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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