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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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vs 특급 선수” 뜨거운 스토브리그 이야기

기사입력 2007.11.12 22:01 / 기사수정 2007.11.12 22:01

윤문용 기자

‘애지중지’ 잘 키운 유망주 열 A급 안 부럽다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시즌이 끝나고 무료함을 느끼는 야구 팬들에게 FA 선수들의 거취 문제와 팀 간의 트레이드 루머는 곳간에 숨겨놓은 곶감과도 같은 재미를 준다.

팬들은 소문에 일일이 반응하며 뜨거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특히, 특급 선수와 유망주 간의 트레이드 루머에는 뜨거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빗발친다. '확실한 특급선수로 현재의 전력 상승을 꾀할 것인가?', '유망주들을 지켜보자.'라는 의견이 양립하는 것.

유망주의 성장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그러나 유망주가 성공했을 때 오는 성과물의 힘은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한 더스틴 페드로이아, 자코비 엘스버리의 활약,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성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유망주,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어린 유망주는 팬들에게 보물과도 같다. 간혹 마이너리그를 뛰어넘어 단시간에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하는 괴물도 있다.-플로리다 말린스의 주포 미겔 카브레라 같은 경우-

그러나  대부분의 유망주는 루키리그 혹은 싱글 A부터 시작해 더블 A를 거치고 트리플 A에서 일정의 성적을 보여주면 스프링캠프나 9월 확장 로스터 때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메이저리거로 테스트를 받는다.

이후 팜에서 자란 유망주가 메이저리그에 안착해 특급 혹은 A급 성적을 올리면 팬들은 아낌없는 애정과 환호를 보낸다. 그래서 많은 트레이드 논의에서 팀 내 TOP 유망주를 내주는 트레이드에 팬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자체 팜에서 자라나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오랜 기간 동안 팀과 호흡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탄생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양키스는 이적이 가시화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빈자리를 채울 타자와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1승을 올려 줄 특급 에이스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양키스의 팬들은 트레이드 대가로 조바 챔버레인, 필 휴즈, 이안 케네디 등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 유망주 3인방을 넣는 것에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양키스에게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는 미네소타의 요한 산타나, 플로리다의 미겔 카브레라를 얻기 위해서 셋 중 둘은 보상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이에 절대적으로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주포를 필요로 하는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 두 팀 모두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플로리다의 미겔 카브레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저스에서는 앤디 라로쉬, 맷 캠프, 클레이튼 커쇼, 채드 빌링슬리 등을 묶어 카브레라, 돈트렐 윌리스를 데려오는 트레이드가 거론되고 있으나, 이에 다저스 팬들은 반대를 외치고 있다.

에인절스에게는 플로리다가 단장회의에서 카브레라의 대가로 하위 켄드릭, 브랜든 우드, 닉 아덴하트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에인절스 팬들 또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만큼 팬들의 팀 내 최고급 유망주들에 대한 애정은 한없이 크다.

또한, 지금 팀을 이끌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과거에는 포텐셜 넘치는 유망주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팬들의 유망주 사랑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리그를 이끄는 특급 선수의 가치

지난 시즌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54개의 홈런과 156타점을 기록했다. 3000만 불의 가치를 가진 최고의 스타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무리가 있는 다년 계약과 다년 계약시 1년 연봉 3000만 불의 부담은 엄청난 것이기에 이러한 조건을 맞춰줄 만한 팀은 '빅 마켓' 3~4개 팀밖에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그가 다저스, 에인절스 등에 안착했을 때 타선은 순식간에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갖추게 된다. 로드리게스가 매년 꾸준히 리그를 지배하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확실한 40홈런-120타점 이상을 터뜨리는 타자가 라인업에 가세한다면 앞-뒤 타자들이 갖는 '우산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24살의 나이에 내셔널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미겔 카브레라. 홈런을 치기 가장 어려운 구장 중 하나인 돌핀 스타디움을 홈으로 쓰면서도 거뜬히 30홈런 이상을 넘기고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성적이 뛰어나 매니 라미레즈(보스턴)의 뒤를 잇는 강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24살의 팀 간판타자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는 팀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팀이 플로리다 말린스라면 가능하다. 재정이 허약한 플로리다는 카브레라를 트레이드 대상에 올려놓았음을 천명했다.

앞으로 10년 이상 거뜬히 클린업 트리오 참여가 가능하고, 돌핀스 스타디움을 벗어나면 40홈런 이상도 기록할 수 있는 타자는 리그 전체를 살펴봐도 드물다. 무엇보다 데뷔 이후 5년간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미 그는 확실한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미겔 카브레라를 데려와 연장계약에 성공하는 팀이 있다면, 그 팀은 향후 10년간 중심타자 걱정에서 해방될 것이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요한 산타나. 스물여덟 살의 이 좌완투수는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이다. 2006' 시즌 투수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동시에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획득했다. 올 시즌 역시 15승 13패, 3.33 23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확실한 1선발 에이스를 필요로 하는 팀에는 최고의 카드이다. 올 시즌 보스턴의 조쉬 베켓의 사례도 있듯이 포스트 시즌에서 확실한 1승을 챙겨 줄 에이스는 절대적인 파워를 지닌다. 무엇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게 산타나는 가장 탐나는 선발 투수임이 틀림없다.

불확실한 유망주와 확실한 특급선수의 트레이드. 팬과 팀 프런트, 언론의 주목을 받는 만큼 그에 따르는 위험부담도 크다. 확실한 선수를 얻어 원하는 '윈윈 트레이드' 결과가 나오면 팬들의 찬사를 받을 것이다. (조쉬 베켓, 마이크 로웰 <=> 헨리 라미레즈, 아니발 산체스  플로리다-보스턴)

그러나 다른 팀으로 떠나보낸 유망주가 기량을 만개하고 데려온 특급선수가 부상, 체력저하로 기대를 저버린다면 그만큼 난감한 일도 없다.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트레이드. 이는 너무나 어렵다.

<사진=이적이 확실시되는 플로리다의 미겔 카브레라. MLB.COM> 



윤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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