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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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준PO와 오재원, 이대호가 떠올린 두산의 추억 [은퇴투어]

기사입력 2022.07.29 08:0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 이대호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 앞서 은퇴 투어의 스타트를 끊었다.

KBO는 지난 3월 이대호가 프로야구와 국가대표팀에서 쌓은 업적과 공로를 인정해 공식 은퇴 투어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KBO와 10개 구단 차원의 은퇴 투어는 2017년 삼성 이승엽에 이어 두 번째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 두산 구단으로부터 자신의 좌우명이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특별 제작 달 항아리를 선물 받은 뒤 김태룡 두산 단장,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단과 기념 촬영 시간을 가졌다.

이어 3루 쪽 롯데 원정팬들과 1루 쪽 두산 홈팬들이 이대호의 응원가를 함께 열창했다. 잠실에 모인 9820명의 팬들이 만들어 낸 하모니는 이대호에게 멋진 추억을 선물하기에 충분했다.

이대호는 "두산이 첫 은퇴 투어 행사를 준비해 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을 것 같다. 저를 위해서 야구장을 찾아 주신 롯데팬, 두산팬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이렇게 축하를 받으며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대호는 그러면서 두산과 치렀던 수많은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으로 2010년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꼽았다. 롯데는 당시 잠실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기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안방 사직에서 3, 4차전을 모두 지면서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졌다. 잠실에서 치러진 5차전까지 두산에 패하며 이대호와 롯데의 가을야구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멈춰 섰다.

하지만 2010년 준플레이오프가 쓰린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2차전에서 나온 이대호의 결승 3점 홈런은 롯데의 포스트시즌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장면 중 하나다.

당시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롯데의 1사 2루 찬스에서 두산은 3번타자 조성환을 고의사구로 1루에 내보내고 이대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2차전 당시 조성환이 2안타 1볼넷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던 데다 이대호가 발목 통증 속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두산의 선택을 곧바로 후회하게 만들었다. 두산 투수 정재훈을 상대로 잠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롯데의 2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는 "그때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 테이핑을 하고 진통제를 8알 정도 먹고 2차전에 나갔다"며 "마지막 타석에서 고통을 참고 죽기 살기로 쳤는데 홈런이 나와 기쁘게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수훈 선수 인터뷰 때도 어지러워서 머리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고 2010년 가을을 떠올렸다.  



이대호는 그러면서 두산 야수 최고참 오재원의 이름도 언급했다. 평소 절친한 두 사람은 2017년 6월 23일 잠실 경기 종료 후 설전을 벌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대호는 8회초 주루 과정에서 오재원이 자신을 태그한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오재원도 이에 지지 않고 이대호와 잠시 언쟁을 벌였다.

이대호는 "이제서야 이야기하지만 오재원과는 워낙 친한 사이다. 우리가 지고 있던 상황에서 우스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지 절대 상대 팀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며 "오재원은 착하고 좋은 동생이다. 혹시라도 기분 상하셨을 두산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떠나는 길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재치 있는 인사를 남겼다.

안타깝게도 현재 2군에 머무르고 있는 오재원은 이대호의 은퇴 투어 현장을 함께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대신 오랜 시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산 장원준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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