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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의 숨터뷰⑤] 고영식 연출 "공연계 미수금 문제 안타까워"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2.07.08 12:10 / 기사수정 2022.07.12 11:46



'김예나의 숨터뷰'는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아 전하는 엑스포츠뉴스만의 기획 인터뷰입니다.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의 '숨'으로 가득찬 음악 산업 현장, 그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안고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귀로 감상하는 음악을 넘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공연의 힘. 그 무한 유니버스를 탄생시키는 연출의 시선을 따라가봤다. 

엑스포츠뉴스와 '숨터뷰'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만난 고영식 연출 겸 코코미디어코리아 대표(이하 고 연출)는 국내 대중가요 공연 문화의 성장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는 국내 언론 및 팬 쇼케이스부터 국내외 크고 작은 콘서트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 연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계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중이다.  



◆ 매니저 출신의 연출가, 담대한 도전 

고 연출은 지난 2000년대 초반 가수 장나라와 휘성, 미나, 알리 등의 매니저로 국내 대중가요 업계에서 활약을 펼쳤다. 수 년 간의 가수 매니지먼트 경험을 익힌 고 연출은 현장감과 소통력을 무기로,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인 국내 아티스트의 해외 공연 연출 겸 제작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현장 경험만 가지고 공연 업계에 뛰어들고 보니까 모르는 것 투성이었어요. 담당 가수만 관리하던 매니저 일을 할 때는 알지 못 했고, 생각할 일도 없었던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죠. 하나씩 경험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업계에 흡수됐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고 연출만의 인프라가 갖추게 됐다. 그 중에서도 그의 주위에 소위 말해 좋은 스펙의 실력파 전문 인력들과 협업을 펼쳤다. 

"현장 경험만 갖췄지 비전공자인 저로서는 스펙 좋은 인력들을 모아서 팀을 꾸리는 것이 중요했어요. 워낙 바쁘고 일정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자주 연락하고 만나서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신뢰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 

'신뢰'는 그가 추구하는 인간적인 유대 관계의 가장 핵심. 이를 위해 스태프들의 임금 균형을 맞추고,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데 집중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일은 더 많아졌다. 고 연출의 노력 덕분에 업계에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임금 불균형 현상이 조금씩 해소됐고, 계약시 가격 책정의 투명성이 보장됐다. 

"지금도 임금 문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또 정가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 비하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 같고요. 그렇게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까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 트로트 열풍, 그 중심에 서다 

고 연출은 국민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탄생시킨 TV조선 '미스트롯' 시즌1 콘서트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주로 아이돌 공연을 맡았던 그에게는 낯설고도 신선한 미지의 영역과도 같은 트로트 공연이었다. 

"K팝의 새로운 문화를 몸소 체감하고 바라보게 되니까 놀라웠어요. 그 당시 '미스트롯' 인기가 대단했지만 그렇게까지 트로트 붐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죠." 

"'미스트롯' 콘서트는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다 보니까 자막을 크게 키운다든지 동선을 고려하는 등의 환경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컸어요. 그간 아이돌 공연을 담당해오던 저로서는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단발성 지역 공연이 아닌 전국 투어 콘서트인 만큼 스케일부터도 달랐다. 고 연출은 집에도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미스트롯'과 트로트 열풍을 이끌어갔다. 

"백령도까지 다녀올 정도로 전국 이곳저곳을 누볐어요. 너무 공연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죠. '미스트롯' 아티스트들부터 스태프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인 전국 투어 공연을 위해 한 마음으로 고생 많았지만 성취감도 컸습니다." 

◆ 코로나19 후폭풍, 다음을 생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입은 큰 타격 속에서 고 연출은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아가며 지난 2녀 여를 버텨왔다. 진행 중이던 공연이 무산되거나 무기한 연장되는 상황에 참담한 마음이었던 것도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공연 업계 역시 활기를 띠고 바쁘게 움직이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국내외 공연 일정들을 서로 조율하며 진행 중이에요. 일정이 겹치면 공연이 어려우니까 최대한 맞추고 있어요. 오래 기다린 만큼 바빠도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고 연출은 코로나19뿐 아니라 그동안 사회,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닥칠 때마다 공연 업계는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이번 상황 역시 큰 어려움을 겪은 만큼 혹시 모를 다음 위기를 미리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재지변이나 사회, 국가적인 위기는 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사회, 국가의 정책에 따르고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당연하죠. 하지만 저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시간과 노력, 수고를 생각하면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하는 걸까' 아쉬움은 분명히 드는 것 같아요." 

◆ 새로운 도전,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 

고 연출은 태국 현지 생활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모빌리티 서비스 어플을 개발,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겼을 때 진짜 자기 것이 된다는 마인드의 고 대표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계속 이어졌다. 

"현재 테스트만 앞두고 있고, 하반기에 정식적으로 오픈할 예정이에요. 태국 현지에서 필요한 시간 만큼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어플이죠. 태국 공연을 가면 수많은 스태프들이 택시를 두, 세대씩 이용해서 여러 번에 걸쳐 이동해야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됐어요." 

"생각을 많이 하면 할 수록 좋지만 일단 행동으로 옮겼을 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누군가 같은 생각을 실현시킬 수도 있는데, 언젠가 그걸 본다면 아쉽잖아요. 다양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또 열어두려고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3개월 이상의 고된 준비 과정을 거쳐 단 3시간 여의 짜릿함을 느끼고 끝냈을 때의 허무함. 지난 10년 간 고 연출이 달려올 수 있는 원동력이다. 

"수많은 스태프들이 한 마음으로 준비한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함성을 들었을 때의 짜릿함이 있어요. 동시에 꽉 찬 객석이 다 빠지고 텅 비었을 때 허무함도 느끼죠. 어떤 날은 철수하는 현장에 남아 끝까지 지켜볼 때도 있어요. 힘든 과정일 수록 더 허무한 마음이 큽니다. 그게 바로 공연의 맛이라고 생각해요." 



끝 없는 도전과 배움의 과정 속에서 더 나아진, 발전된 공연 업계를 바라는 고 연출. 마지막으로 그는 공연 업계에서 종종 드러나는 미수금 문제를 꼬집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K팝이 해외 음악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차지하고 인정 받고 있지만 공연 업계에서 미수금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현실이에요. 아무리 위상이 높아진다고 해도 공연 업계 종사자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현실적인 시스템은 그대로겠죠." 

"하나의 공연이 만들어지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이들에 대한 보상과 처우 개선이 필요하죠. 적어도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 문제는 더 이상 발생하면 안 돼요. 더 이상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사진=고영식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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