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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영상으로? NO"…송승환 전한 연극의 의미 (더 드레서)[종합]

기사입력 2021.11.17 06:3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겸 기획자 송승환이 연극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16일 오후, 국립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자리에는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김희철, 총괄프로듀서 이수현. 예술감독 김종헌, 연출 장유정, 배우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정재은, 양소민, 송영재, 유병훈, 이주원, 임영우가 참석했다.

'더 드레서'는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배우,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드레서의 이야기다. 지난 2020년 국립정동극장에서 선보인 연극 '더 드레서'는 송승환 배우와 함께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올해 다시 막을 올린다.

이날 송승환은 약 1년 만에 '더 드레서'로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더 드레서'는 작년 코로나19 악화로 인해 조기 폐막했다. 송승환은 "상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객석을 꽉 채우진 못하는 상황이다. 아쉽긴 하지만 다시 공연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공연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뮤지컬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그런데 연극은 아무리 영상으로 봐도 저희가 라이브로 관객들과 만나서 하는 이 느낌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다. 관객 여러분과 만남이 있기를 기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연극을 영상으로 하는 건 생선회를 통조림으로 먹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관객분들과 호흡하는 게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모두 열심히 했다. 잘 지켜봐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해 이목을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노먼 역으로 출연하게 된 오만석은 "작품의 배경과 현재의 배경이 너무나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두려움도 크고 불안에 떨면서 작품을 잘 올려야겠다는 걱정이 팽배해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에 대해 "1년이 지나서는 덤덤하게 우리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크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작품 안에서 살려낼 수 있는 걸 더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많은 분들과 이 시기를 함께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극이지만 작년과 달라진 부분은 무엇일까. 장유정 연출은 "1, 2막이 따로 나눠져있었는데 그걸 합쳐서 인터미션이 없는 구성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큰 선은 지켜가되 디테일한 부분은 살리고자 했다. 예를 들어서 전쟁 폭격 상황을 표현하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 조명 이용 등 시각적인 표현을 추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 위 코믹적으로 표현되는 부분 등 혹시라도 지루함이 느껴지는 타이밍에 백스테이지의 재미를 추가하려고 했다. 달라진 지점은 새로운 뉴페이스가 캐스팅 되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새로운 발견 같은 게 있더라"라고 전했다.

장유정 연출은 새로 합류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예를 들면 김다현 배우의 노먼은 예민하고 섬세하고 작은 바람의 방향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는 느낌이 있었다. 양소민 배우는 솔직하고 어느 순간에는 뻔뻔하고, 근데 그런 지점이 따뜻한 부분이 있었다. 유병훈 배우님 같은 경우엔 단단하고 엉뚱하면서 세상을 관조적으로 보는 부분을 잘 살려주셨다. 전에 했던 배우들과 함께 잘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안락의자 옆에 있는 소품들이 계속 바뀐다. 통일성을 가지면서 상징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답했다.

사모님 역의 정재은은 "아무래도 저희의 작업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거지 않나. 작년에 처음 모여서 이 작업을 했을 때에도 처음 만난 사람들 같지 않았다. 특히 송승환 선배님께서 너무 재밌게 잘 이끌어주셔서 매일매일이 재밌고 웃으면서 작업했다. 공연을 하면서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배우들이 분장실 안에서 저희끼리 용기를 북돋워주고 의지를 주면서 돈독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이 극을 다시 올리고 싶다는 간절함이 올해 이루어졌다. 어려운 상황을 겪고 만나다 보니까 더 가족 같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이 작품도 작년보다 훨씬 디테일해지고 재밌어지고 깊이가 생긴 것 같다. 작년에도 너무나 좋은 작품으로 관객분들을 만났지만 작년보다 좀 더 다른 느낌을 받으시지 않을까 감히 말씀드린다.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동극장의 명배우 시리즈, 송승환은 창작 뮤지컬이 아닌 '더 드레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창작뮤지컬을 제일 많이 만든 프로듀서 중 한 사람일 거다. 그래서 난타도 만들게 된 것이다. 많은 작품을 찾아봤는데 창작 중에는 제 나이에 맞는 작품을 찾기 힘들었다. 이 작품이 제 기억 속에서 깨어났고, 코로나 상황과 흡사한 시대적 배경, 무대와 극장에 관한 이야기, 배우와 스태프들에 대한 이야기가 저에게 딱 들어맞아서 이 작품을 고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창작을 통해서 이런 기획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근데 창작만 바라보면서 해외 작품의 문을 닫아버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외 작품을 전달하는 것도 의미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콘텐츠들이 해외에 나간다고 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걸 막아야 될 일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 송승환은 "그동안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콘텐츠들도 많이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은 제가 배우로서 저와 가장 잘 맞는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창작보다는 이 작품이 와닿았기에 택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 받는 로널드 하우드의 희곡 '더 드레서'를 원작으로 한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린다. '리어왕' 연극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며 오랫동안 셰익스피어 극을 해 온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더 드레서'는 11월 16일부터 오는 2022년 1월 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국립정동극장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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