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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어디까지 가봤니?…보아→니쥬, 변화하는 현지화 전략 [글로벌 오디션①]

기사입력 2021.08.16 10:00 / 기사수정 2021.08.13 14:23

이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케이팝의 현지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케이팝은 한류를 넘어서 하나의 장르가 됐다. 지난 6월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싱글 'Butter'는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에 11주째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발매한 'Permission to Dance'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케이팝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해외 무대에서 케이팝이 주목을 받자 각 엔터테인먼트는 해외 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케이팝 그룹도 눈에 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소니 뮤직 재팬과 공동 기획한 오디션 프로그램 'Nizi Project'를 통해 9인조 걸그룹 니쥬(NiziU)를 선보였다. 니쥬는 데뷔 29일 만에 일본 대표 연말 특집 프로그램 '홍백가합전' 입성,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 3관왕, 일본 코카콜라 모델 발탁 등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힘입어 JYP는 일본에서 활동한 새 보이그룹을 위한 'Nizi Project' 시즌 2를 기획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중국인으로 구성된 보이그룹 웨이션브이(WayV)를 론칭했다. 멤버 전원이 SM Rookies로 얼굴을 알린 연습생 출신으로, NCT의 중국 유닛 그룹이다. 첫 번째 미니앨범 'Take Off'은 아이튠즈 종합 앨범 차트 전 세계 30개 지역 1위에 올라 중국 남자 아이돌 그룹 사상 최다 기록을 차지했다.

중국 현지화 그룹의 흥행에 힘입어 SM은 미국 방송국과 협업도 예고했다. 지난 5월 SM은 미국의 마크 버넷(Mark Burnett) 프로듀서와 대형 제작사 MGM Worldwide Television(이하 MGM)과 손잡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동할 NCT-Hollywood을 위한 오디션이다.

또 하이브는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글로벌 오디션 개최를 예고했다.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아티스트로 만든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K-팝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이식하는 중요한 도전을 제작, 신인 양성, 마케팅까지 직접 진두지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현재 보이는 케이팝 그룹의 현지화를 한류 3단계라고 표현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데뷔한 아티스트가 해외 진출을 했다면, 현재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가 해외 자본과 손잡고 해외 시장에서 활동할 케이팝 그룹을 만들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가 그동안 축적해온 트레이닝 방법으로 현지화 팀을 만드는 것이다.



이수만이 언급한 한류 1단계는 국내 아티스트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을 뜻한다. 중국에서의 흥행을 성공한 H.O.T는 '한류'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냈다. 중국 현지에서 진행한 콘서트에 관객 10,000명을 동원하는 등 한국 가수의 중국 시장 진출의 시초를 열었다.

한국인 최초 일본 오리콘 주간 차트 1위를 차지한 보아는 '아시아의 별'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당시 SM은 '신비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30억을 들여 보아를 트레이닝했다. 트레이닝 과정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한 SM은 노래와 춤은 물론이고, 일본어 교습에 더 열중했다. 일본에서의 흥행을 한류 1세대의 입지를 다진 보아는 연이어 미국 데뷔를 준비했다. SM의 현지화 전략으로 보아는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 첫 진입한 한국 가수가 됐다. 1단계에서는 한국에서 데뷔 후, 가사 번안을 통해 해외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류 2단계는 해외 멤버를 포함해 구성해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대표적인 예로 슈퍼주니어의 한경,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엠버, EXO(엑소)-M 등이 있다. 콘텐츠보다 스타가 중심이 되던 2000년대 초중반에는 해외 출신 멤버가 있는 것만으로 해외 시장이 확보됐다. 이때 K팝 그룹에는 대부분 해외 출신 멤버가 포함됐다.

특히 엑소는 K, M으로 나눠 데뷔했다. 한국에서 데뷔한 엑소-K와 중국에서 데뷔한 엑소-M은 대칭적인 세계관을 갖고 각자 활동했다. 엑소-M에는 한국인 멤버 시우민, 첸과 중국인 멤버 크리스, 루한, 레이, 타오가 소속됐다. 두 그룹은 유닛이 아닌 별개의 그룹으로 활동했지만 해외 멤버 루한, 크리스의 탈퇴로 현재에는 중국인 멤버는 레이만 남았다. K, M이라는 그룹 구별 없이 엑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현지화 전략은 해외 멤버의 탈퇴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부분 그룹 활동을 하다가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팀에 잔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국내 엔터테인먼트는 해외 시장을 겨냥할 그룹을 현지에서 제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한류 3단계에서는 현지에서 오디션을 개최하고 그룹을 꾸린다. 케이팝 팬을 넘어 케이팝 가수가 되고 싶은 이들이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안정화된 트레이닝 후에 현지 케이팝 가수로 데뷔하고 있다.

사진=JYP, SM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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