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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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삭·두 아들·故김기영"…윤여정의 고마운 사람들 [93회 아카데미④]

기사입력 2021.04.27 06:50 / 기사수정 2021.04.26 16:5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 영화사 102년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운 윤여정은 막힘 없는 수상소감으로 고마운 사람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26일(한국시각) 미국 LA 시내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 등에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윤여정은 이변 없이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미나리'로 전 세계 시상식을 휩쓸었던 윤여정은 특유의 위트 넘치는 수상 소감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 열렸던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에는 "고상한 체 하는 영국 사람들이 인정해 줘 특별히 고맙다"는 농담 어린 소감으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날 수상 후에도 솔직한 소감은 이어졌다. '미나리'의 감독인 정이삭, 두 아들과 자신의 데뷔작을 연출했던 故김기영 감독을 향한 고마움이 눈에 띄었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향해 "드디어 우리가 만났다. (미국)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때 어디에 계셨던 것이냐. 만나서 정말 영광이다"라고 인사를 건네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이어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다"고 너스레를 떤 뒤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어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 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린다.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정이삭 감독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다"고 말했다.

또 "저는 경쟁을 싫어한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나.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봐왔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지 않았나. 우리끼리 경쟁할 수는 없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대접하는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동료 배우들을 향한 응원의 마음도 전했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을 이은 윤여정은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또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故김기영 감독님에게 바치고 싶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윤여정은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로 등극하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1958, 일본)이며, 영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간디'의 로히니 해탠가디(1983, 인도)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를 석권한 배우는 아시아에서 배우 윤여정이 유일하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연합뉴스, 아카데미시상식 트위터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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