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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40)] 둥가의 그늘을 벗어난 '메네세스 브라질'

기사입력 2010.10.08 09:49 / 기사수정 2010.10.08 09:49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막강한 화력을 과시한 브라질이 이란에 3-0 대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8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이란과의 첫 A-매치에서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알레산드리 파투(AC 밀란), 니우마르(비야레알)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메네세스호는 자신의 데뷔전 미국과의 경기에 이어 2연승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메네세스는 지난 미국과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신예 선수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다만 각각 감독과의 불화와 십자인대 파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네이마르와 파울루 엔히크 간수(이하 산투스)를 대신해 카를루스 에두아르두(루빈 카잔)와 필리프 쿠티뉴(인테르)를 공격 2선에 투입했다.

이 외에도 알레산드리 파투와 호비뉴(이하 AC 밀란)를 전방에 배치하면서 루카스 레이바(리버풀)와 하미레스(첼시)가 중원을 지키게 했다. 포백으로는 안드리 산투스(페네르바체), 다비 루이스(벤피카), 티아구 시우바(AC 밀란), 다니 알베스(FC 바르셀로나)가 출장했으며 골키퍼는 지난 미국전에 이어 그레미우 소속의 빅토르가 나왔다.

▶ 2%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성공 중인 세대교체

메네세스호의 1차 목표는 세대교체이며, 2차 목표는 둥가의 잔재를 없애는 것이다. 이에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지난 월드컵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예를 출장시켰다.

우선, 메네세스는 둥가의 황태자였던 호비뉴를 더욱 효과적으로 기용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이 호비뉴는 측면과 중앙을 활발하게 오고 가는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게 했음은 물론, 주장으로서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며 동료에게 영감을 줬다. 이는 지난여름 새롭게 이적한 AC 밀란에 덜 녹아들며 헤매는 것과 사뭇 대조되고 있다.

한편, AC 밀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파투와 내로라하는 빅 클럽들이 주목하는 센터백 다비드 루이스, 첼시와 리버풀에서 뛰는 하미레스와 루카스 레이바도 메네세스호의 수혜자가 됐다.

AC 밀란과 브라질의 미래로 불린 파투는 지난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불운의 선수였다. 그는 자신의 데뷔전인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교체로 출장해 데뷔 골을 넣으며 둥가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정작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것을 잇따른 실수와 기복으로 놓치며 대회 직전 니우마르와 그라피테(볼프스부르크)에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메네세스 부임 후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득점하며 킬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그가 기록한 두 번의 득점 모두 브라질이 경기의 흐름을 내준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었다.

이는 하미레스와 루카스도 해당한다.

애초 이들은 수비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는 아니다. 하미레스는 투박하지만, 빠른 움직임과 뛰어난 체력으로 주목받은 선수였고 루카스는 만능 미드필더에 가까웠지만,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부진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 속도를 보여준 상태였다. 그러나 메네세스의 조련 덕에 빼어난 활동량을 토대로 중원에 힘을 실어 넣으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비드 루이스도 마찬가지다. 애초 둥가의 브라질은 루시우와 주앙이라는 세계적인 센터백을 믿고 실리축구를 구사했다. 방패가 튼튼하니 창이 약할지라도 상대를 찌르고 보자는 식이었다. 그러나 메네세스는 수비진 세대교체를 위해 이들을 제외했고, 대체자로 루이스를 지목했다.

이에 그는 선배들 못지않은 실력으로 대표팀 수비 중추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어느새 유럽의 내로라하는 클럽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될 만큼 성장했다. 간혹 경험 부족으로 수비 진용 정비에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안정된 대인 방어로 메네세스호의 무실점 행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 둥가의 잔재를 지우기 시작한 메네세스의 브라질

지난 2경기에서 메네세스호는 둥가의 브라질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

우선, 공격 패턴이 달라졌다.

전임 둥가는 호비뉴와 카카, 루이스 파비아누를 공격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그는 종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카카에게 짧은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경기를 조율하도록 지시했고, 횡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호비뉴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게 했다. 공격의 꼭짓점에 있는 파비아누는 상황에 따라서는 2선까지 내려왔지만, 기본적으로 득점에 치중하게 했다.

메네세스 역시 둥가가 그동안 보여준 기본적인 공격 노선을 따랐지만, 선수들의 역할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경기에서 그는 카카의 역할을 간수에게 맡겼고, 호비뉴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둥가의 측면 공격을 네이마르라는 조력자의 투입을 통해 분산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쿠티뉴와 카를루스 에두아르두라는 공격적인 자원을 투입해 상대의 맹공을 퍼붓도록 했다. 이 때문에 메네세스의 브라질은 좁은 간격을 유지한 채 이란을 압박했으며 짧은 패스워크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벗겨 냈다.

또한, 메네세스는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빠른 공수 전환으로 득점을 노렸던 둥가와는 다르게,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으면서 경기를 지배하도록 지시했다. 나아가 횡적인 움직임을 통한 스위칭 플레이로 상대의 측면을 흔들었고 공의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 수비진을 앞 선으로 끌어 올려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한편, 수비 상황에서는 빈틈이 없는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했으며 공격의 흐름을 잡으면 카운터 어택을 통한 빠른 공격 전개를 시도했다.

[사진= 브라질 대표팀 (C) 글로부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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