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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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기적 주역' 두덱 "이적 막은 베니테즈, 얼굴 치고 싶었어"

기사입력 2020.06.04 11:48

임부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임부근 기자] 이스탄불 기적을 이끈 예지 두덱이 리버풀 시절 라파엘 베니테즈 전 감독과 겪은 갈등을 공개했다.

두덱은 2001/02 시즌 페예노르트를 떠나 리버풀로 이적했다. 주전으로 맹활약하던 두덱은 2004/0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리버풀은 결승에서 당시 최강의 선수를 보유한 AC밀란을 만났다. 전반전에만 3골을 내주며 패배가 확실시됐지만, 후반전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둬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는 당시 결승전 장소의 이름을 따 '이스탄불의 기적'이라 불리고 있다.

두덱은 이 경기에서 밀란의 파상 공세를 막았고, 승부차기에선 춤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AC밀란 선수들의 집중력을 흩트려놔 신들린 선방을 선보이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리버풀에서 밝은 미래가 기다리는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 당시 팀을 이끈 베니테즈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페페 레이나(아스톤 빌라)를 영입했다. 두덱은 곧바로 주전에서 밀렸고, 이후 2006/07 시즌이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든 시기였기에 더 아쉬운 시간이었다. 두덱은 조금 더 일찍 리버풀을 떠날 수도 있었지만, 베니테즈의 반대로 무산됐다. 두덱은 축구 전문 매체 포포투를 통해 '정말 열받았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두덱은 "레이나는 대단한 선수였지만, 베니테즈는 내가 선수로서 절정에 이른 순간 다른 골키퍼와 계약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난 베니테즈에게 독일 월드컵(2006년)이 임박했기 때문에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고 밀했다. 당시 쾰른이 나한테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이적시장이 닫히기 며칠 전 내게 전화해 '왜 베니테즈가 우리(쾰른)에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거지?'라고 물었다"면서 "정말 놀랐다. 이미 이적에 관한 모든 것이 합의된 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분노를 감출 수 없던 두덱은 베니테즈에게 찾아가 강하게 항의했다. 두덱은 "다음 날 훈련을 마치고 베니테즈에게 달려들었다. 베니테즈는 '임대 계약을 제안했다. 넌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다. 쾰른은 우리에게 80만 파운드를 제시했지만, 레이나가 다치면 어떡하지? 80만 파운드는 아무 소용 없게 된다'라고 거절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두덱은 "난 그때 주먹으로 베니테즈의 얼굴을 치고 싶다는 미친 생각을 했다. 마치 악마가 내게 '베니테즈를 치면 쾰른으로 갈 수 있을 거야'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두덱은 리버풀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돌이켜보면 리버풀에서 뛰었다는 것이 감사하다. 지난해 아들과 마드리드로 가서 리버풀의 UCL 결승전을 봤다. 팀이 우승했을 때 팬들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 이해할수 없었지만, 우승컵을 든 선수들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around0408@xportsnews.com/ 사진=두덱 SNS, 연합뉴스

임부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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