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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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손숙 "배우는 나이 들수록 좋은 직업, 주름이 매력" [엑's 현장]

기사입력 2020.01.31 18:50 / 기사수정 2020.01.31 17:0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손숙이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좋은 직업이라며 "주름이 느는 게 좋다"라고 밝혔다.

신구, 손숙, 조달환, 서은경, 최명경이 출연하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2월 14일부터 네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찾는다.

김광탁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사실주의 연극으로 간암 말기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 자식 간의 사건과 가족들의 기억의 지점들을 섬세한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2013년 초연해 2014년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갔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으로 2016년 차범석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추모 공연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배우들은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습실 공개에서 병든 아버지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점점 사그라질 때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를 담은 장면의 시연을 선보였다.

이재은 연출은 "작가님이 겪은 일을 대본에 그대로 옮겨 현실적이다. 배우와 제작진도 등장 인물의 관계나 감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 이 작품은 현실이다. 내가 겪을 수 있는 일이란 걸 보여주려고 했다. 오늘은 부모님에게 전화 한 통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중 손숙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고 아픈 남편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를 연기한다.

손숙은 "기본은 작품이다. 배우가 공감이 안 가는 작품이라면, 이해가 안 되는 작품이라면 연극이 매끄럽게 만들어질 수 없다. 대사 하나까지 공감 가는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도 공감할 거다. 창작인데 이 작품을 좋아한다. 번역극을 하면 분석해서 연구할 게 많다. 왜 이렇게 됐는지 문화도 이해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냥 일상의 일이니 바로 들어온다. 어떨 때는 연극 같지가 않다. 대사 하나가 일상이다. 남자 작가가 어떻게 이런 문장을 썼을까 한다"라며 작품에 애정을 내비쳤다.

손숙은 "같은 대사여도 과거와 감정의 기복이 다를 수 있다. 둘째 아들이 큰 아들과 전화하는 걸 듣는다. 형은 똑똑하고 좋은 곳에 취직해 미국에 있는데 아버지가 임종하게 생겼는데도 못 오는 거다. 다음 달에 온다는 대사를 듣고 지난번에는 넘어갔는데 엄마로서는 너무 섭섭하다. 잘난 아들 둬서 뭐하냐는 느낌이인데 예전에는 놓쳤던 것 같다. 이번에는 자식에 대한 섭섭함이 깔리는 것 같다. '이 놈의 자식 쫓아가서 끌고 나올까' 라는 느낌이 있다. 아주 작게 놓친 것들이 꽤 많다. 다음에 또 있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손숙은 신구와 부부로 호흡한다. 신구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정신마저 오락가락하는 이북실향민 아버지 역을 맡았다.

신구는 손숙에 대해 "젊을 때부터 잘 알고 식구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숙은 "내가 술을 한 잔도 못 한다. 술자리를 못 가니까 의견 충돌이 없다. 더 친해지지 못할 때도 있지만 지금 상태가 딱 좋다. 서로 좋은 동지처럼 같이 공연한다. 너무 친하면 그것도 문제가 있을 거다.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서 해서 한 번도 얼굴을 붉혀본 적이 없다"라고 화답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구와 함께 70대 후반, 8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열연 중이다. 손숙은 "배우는 나이가 없다. 나이 들수록 좋은 것 같다. 젊을 때는 작품을 보는 눈도 다르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을 넘어서면 그게 다 없어진다. 본질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좋다. 나이 든 배우의 매력이다. 보는 분들은 저 늙은이가 아직도 하나 할 지도 모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다. 본질을 즐기는 게 있다. 나이가 드는 건 배우로서 플러스 요인이 많다. 주름이 있는 게 너무 좋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게 연극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10년 후 관객이 또 새로울 거다. 작품 하나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한달 하고 버리고 새 작품을 하는 것보다는 좋은 작품으로 계속 가는 게 좋다. 신구, 손숙이 죽고 나면 다음 배우들이 이어가는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는 조달환은 하루하루 죽어가는 아버지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가슴 저리는 아들, 서은경은 푼수 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로 출연한다. 최명경은 옆집에 살며 잔일을 도맡아 해주는 시골 멋쟁이 정씨로 분한다.

손숙은 "조달환이 새로 들어와서 힘들텐데 열심히 해줘서 새로 들어온 아들 같지가 않다. 최명경은 다운될 수 있는 극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후배들을 칭찬, 팀워크를 엿보게 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2월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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