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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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패한 유벤투스, 부진은 어디까지?

기사입력 2010.01.24 09:42 / 기사수정 2010.01.24 09:42

유성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성현 기자]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후반 추가시간, 다비드 피사로의 긴 크로스를 욘 아르네 리세가 정확한 헤딩으로 연결하는 순간, 홈경기를 응원하러 온 유벤투스의 팬들은 또다시 긴 침묵에 빠졌다. 어느덧 리그 홈경기 3연패. 올 시즌의 유벤투스는 '리그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홈에서조차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부진의 연속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벤투스는 24일(한국시간) 토리노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10시즌 세리에A 21라운드 AS로마와의 경기에서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토티와 리세에게 연이어 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기나긴 부진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돋보였던 유벤투스는, 모하메드 시소코를 앞세워 전반 내내 로마를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그러나 로마 또한 날카로운 긴 패스에 의한 역습을 중심으로 반격을 노리며 유벤투스의 골문을 노렸다.

양 팀 모두 전반전을 득점 없이 팽팽한 분위기로 마쳤으나, 후반 들어 먼저 골맛을 본 건 유벤투스였다. 후반 6분, 유벤투스의 주장 델 피에로는 주앙의 발에 맞고 높게 솟구친 볼을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다이렉트 슛으로 멋지게 연결하며 로마의 골망을 흔들었다. 델 피에로의 시즌 첫 골이자 중요한 시점에서의 값진 선제골로 유벤투스의 후반 출발은 산뜻했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좋은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22분 로드리고 타데이의 돌파를 막던 유벤투스의 파비오 그로소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했고, 이어진 페널티킥을 로마의 주장 프란체스코 토티가 차분하게 차 넣으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후반 37분에는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후방에서의 롱 패스를 받아 골문 안으로 돌진하던 리세를 향해 유벤투스의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은 골문을 박차고나와 페널티 박스 밖에서 태클을 걸었고, 결국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파울로 인해 부폰은 가차 없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어진 로마의 프리킥 상황이 무위로 그쳤기 때문에 부폰의 퇴장은 실점과 맞바꾼 결단이었다. 그러나 부폰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유벤투스는 결국 남은 시간 10분가량을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리세의 극적인 헤딩골에 로마는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서의 패배로 유벤투스는 리그 홈경기 3연패는 물론, 최근 6경기에서 1승 5패의 처참한 성적을 거두게 됐다. 유벤투스의 이번 시즌 총 성적은 10승 3무 8패. 승리와 패배의 숫자가 어느덧 비슷해져 가고 있다. 유벤투스의 이러한 부진은 15승 9무 10패로 6위를 기록했던 1998/99시즌 이후 거의 10여 년 만의 일이다.

인터브레이크 직전까지만 해도 우승 경쟁을 펼쳤던 올 시즌 순위 또한 최근의 부진에 영향을 받아 5위로 뒤처져 있는 상태. 그러나 이번 라운드 나머지 경기에서 적잖은 중위권 팀들이 승리를 거둔다면 다음 라운드를 맞게 될 유벤투스의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유벤투스의 이와 같은 끝 모를 부진에 치로 페라라 감독의 거취 문제 또한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의 좋지 않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페라라 감독은 클럽 수뇌부들에게 여전한 기회를 제공받고 있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탈락과 리그에서의 부진이 겹쳐지면서 유벤투스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상태다.

결국, 페라라 감독의 경질 여부는 주중에 열리게 될 코파이탈리아 8강전 인테르와의 맞대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시즌 챔스 탈락과 더불어 리그에서의 우승까지도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현재 유벤투스가 실질적으로 노려볼 수 있는 트로피는 유로파리그와 코파이탈리아 타이틀뿐이다.

예상보다 길어진 유벤투스의 부진. 그 끝이 주중에 열리게 될 인테르와의 코파이탈리아 경기로 맺음 될지, 아니면 계속된 부진으로 팀 개편의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될지, 유벤투스의 멀지 않은 미래에 그 해답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또다시 경질 위기를 맞은 유벤투스의 페라라 감독 ⓒ 유벤투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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