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04 08:42 / 기사수정 2010.01.04 08:42
- 북한 축구, 1966년처럼 또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까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북한 축구가 파격적이면서도 의욕 넘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해 벽두부터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3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경기, 이란전에서 0-1로 패했지만 앞서 말리, 카타르에 잇따라 승리를 거둬 2승 1패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북한은 우승 트로피와 상금 25만 달러(약 3억 원)를 받았다.
비록 월드컵에 진출하지 않는 팀들과 경기를 가져 거둔 우승이었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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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말리를 1-0으로 제압하며 1993년 이후 16년 만에 비(非)아시아팀을 꺾는 성과를 거뒀다. 잇따라 해외 전지 훈련을 펼치며 국제적인 경험을 조금씩 쌓으면서 거둔 의미있는 성과였다. 해를 넘기면서 치른 국제 대회, 그것도 월드컵이 치러지는 해에 처음 우승을 거두면서 북한 축구는 국제 무대에서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본선 진출 이후 북한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잇따라 해외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폐쇄적이면서 여의치 않은 국내 사정 탓에 어려움은 있지만 이번 중동 원정까지 무려 3차례나 해외로 나가는 모험을 감행할 만큼 의욕만큼은 어느 강팀 못지않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낭트 인근의 소도시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려 프랑스리그 2부리그팀 FC 낭트, 콩고 대표팀과 잇따라 평가전을 가졌던 북한은 11월에 남아공으로 넘어가 현지 프로팀과 역시 평가전을 치르며 현지 적응 훈련을 일찌감치 벌였다. 잠비아로 넘어가 잠비아 대표팀과도 평가전을 가졌던 북한은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이번 카타르 4개국 대회까지 합쳐 모두 10경기를 치러 4승 3무 3패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본선에서 상대할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세계적인 팀들과 상대하기에는 전력이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빈약한 공격력과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들은 여전히 북한 축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유럽 전지훈련 이후 7경기를 치르면서 2골 이상을 넣은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을 보면 정대세, 홍영조를 제외한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는 것이 북한 축구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본선 6개월을 앞두고 북한 축구가 이러한 과제를 풀어줄 새 외국인 감독을 내정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팀을 이끌던 김정훈 감독이 4개국 대회 최종전에서 벤치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외신을 통해 북한 감독으로 거스 히딩크, 스벤 에릭손, 필립 트루시에 등이 물망에 오른 바 있다.
만약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기용할 경우, 수비 조직력은 물론 공격력 면에서도 세련된 기술 축구가 접목돼 어느 정도 탄탄한 기량을 갖춘 팀으로 본선 무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속한 '죽음의 조'는 더욱 흥미진진한 순위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본선까지 남은 시간은 약 5개월. 그 어느 팀보다 전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 축구가 1966년에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중심축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 일본 언론, "북한 대표팀 정신력 배워야"
[사진=정대세 ⓒ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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