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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은반 위의 무도]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을 주목하라

기사입력 2009.10.16 00:42 / 기사수정 2009.10.16 00:4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의 새 프로그램 공개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금까지 피겨 역사에 길이 남는 작품을 선보여온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을 대비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이번에 새로 공개되는 김연아의 프로그램 구성 요소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 구성이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부터 일관적으로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트리플 러츠에 이은 트리플 토룹 점프를 지난 시즌부터 대비해왔다. 기존에 뛰던 '트리플 플립'은 지난 시즌 내내 석연치 않은 '!(어텐션 : 모호한 점프)‘마크를 받아왔다. 이러한 걸림돌을 극복하기 위해 트리플 플립을 단독 점프로 구사하고 콤비네이션 점프 앞에 러츠를 배치했지만 단순히 이러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부터 트리플 러츠에 이은 트리플 토룹 점프를 구사해왔다. 2005년 주니어 그랑프리 소피아 대회에서는 실전에서 이 점프를 시도해 깨끗하게 랜딩한 경험이 있다.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룹 점프는 기초점수만 10.00점에 달하는 최고 난이도의 콤비네이션 점프다.

프로그램 구성 중, 고득점을 받는 기술요소를 바꿨다는 점은 분명 도전적인 태도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도전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7일,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새 시즌의 전망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시즌에 단점이 있었다면 새 프로그램에서 그것을 보완하는 점은 당연한 일이에요. 이번에도 그러한 점을 시도할 것이고 지난 시즌 못지않은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꼭 도전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브라이언 오서 코치님과 데이비드 윌슨도 나와 공통된 생각을 하고 계세요"

김연아는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정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그램 전체를 완벽하게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이러한 점프 구성이 가능했던 이유는 김연아가 러츠와 플립, 그리고 토룹 점프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러츠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김)연아의 점프는 모두 훌륭하다. 그 중에서도 러츠의 완성도는 너무나 뛰어나다. 국제대회에 나가 연아의 경기를 볼 때, 부드럽게 아웃 에지로 찍고 올라가는 러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국제심판인 고성희 위원도 김연아의 러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러츠는 토 점프 중, 가장 어렵고 특히, 여자 선수들이 완벽하게 뛰기가 어려운 점프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러츠 점프를 매우 쉽게 뛰고 완벽하게 구사한다. 토로 빙판을 찍고 아웃에지로 도약하는 과정은 무척 힘들다. 이런 점 때문에 러츠의 기초점수가 6.00으로 토 점프 중 가장 높다. 연아가 최고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할 수 있었던 원인은 러츠와 플립에서 모두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여기에 어느 상황에서도 구사할 수 있는 트리플 토룹까지 갖췄다"

콤비네이션 점프는 첫 점프와 두 번째 점프를 모두 완벽하게 구사해야만 가능하게 이루어진다. 또한, 첫 점프의 비거리와 탄력이 받쳐줘야 두 번째 연결 점프도 한결 매끄럽게 이어진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자 싱글 스케이터들 중,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도 실전경기에서 구사하고 있지만 첫 번째 점프의 비거리 부족과 두 번째 점프의 불안정으로 인해 완벽한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점프에서 강세를 보인 점이 김연아가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강한 원인이 됐다. 또한, 주니어 시절부터 여러 가지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 경험도 든든한 토대를 이루었다. 김연아는 더블 악셀 뒤에도 트리플 토룹을 붙여 꾸준하게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해왔다. 또한, '종달새의 비상'에서는 트리플 살코에 이은 더블 토룹도 선보였었다.

김연아의 콤비네이션 점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초공사 하듯이 탄탄한 토대를 이루며 완성돼왔다.

점프의 안정도는 오랜 숙련을 통해 다져진다. 트리플 + 더블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착실하게 익혀온 김연아는 더블 악셀 뒤에 트리플 토룹을 붙였다. 기초점수 10.0에 이르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는 이러한 계단을 밟고 완성됐다.

어릴 적부터 건실하게 익힌 기초는 올림픽 시즌에 이르러 최고 수준의 콤비네이션 점프로 완성됐다. 김연아는 물론,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이 콤비네이션 점프를 자신 있게 내세운 점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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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김세훈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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