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사카, 김근한 기자) 한화 이글스 팬이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질 하루였다.
'대체 삼일절'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에서 태극마크를 단 '이글스 듀오' 류현진과 노시환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와 맞붙어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1회초 문보경과 안현민의 연속 적시타로 2-0 리드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선발 투수 곽빈이 1회말 삼자범퇴 뒤 2회말 한순간 무너지면서 3실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5회초 1사 뒤 김도영이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류현진은 6회와 7회,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한신 타선을 잠재웠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0km/h대 초반이었지만, 구속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날 류현진은 109km/h 슬로 커브를 포함한 완급 조절을 통해 상대 타자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며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범타를 유도했다. 6회는 내야 땅볼 3개로 삼자범퇴, 7회 2사 뒤 안타를 맞았지만, 또 범타 유도로 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적장인 한신 후지카와 규지 감독도 류현진의 예술 같은 투구에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투수는 류현진이다. 현역 시절부터 잘 아는 선수인데, 베테랑이 됐지만 투구의 폭이 예전보다 더 대단해졌다"며 "심리적으로나 투구적으로나 한국 투수들의 리더라고 볼 수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상대 사령탑의 극찬은 류현진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팀 타선에선 김도영의 동점 홈런이 결정적이었만, 한화 팬들의 또 다른 자부심은 8회말 수비에서 나왔다.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2, 3루 위기에서 상대 3루 강습 타구를 노시환이 감각적으로 넘어지면서 잡아 곧바로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태그 아웃시켰다. 자칫 결승점을 내줄 수 있는 순간 완벽한 송구를 앞세운 명품 수비로 막아냈다.
노시환은 최근 11년 총액 307억 원 규모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며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로 제대로 자리매김했다. 노시환은 이날 타격에선 아쉬움을 남겼지만, 결정적인 수비 하나로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노시환은 이번 대표팀에서 3루수와 1루수 수비를 모두 소화할 전망이다.
한화는 이번 WBC 대표팀에 류현진과 노시환을 포함해 문현빈, 정우주를 보냈다. 부상으로 낙마한 문동주와 최재훈까지 있었다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국대 이글스였다. 오는 3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마지막 평가전에선 문현빈과 정우주의 활약상도 기대할 수 있다. 과연 한화 소속 선수들이 WBC 본선에서도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궁금해진다.
사진=오사카,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