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국민 우익수' 이진영 코치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두산 베어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짧은 기간에도 정들었던 대구를 뒤로하고 서울로 향한 그의 선택엔 아쉬움과 책임감이 함께 묻어났다.
두산은 2026시즌을 앞두고 구단 최초로 1·2군 타격 총괄코치 보직을 신설했고, 이진영 코치가 그 자리를 맡았다. 단순한 타격 파트 코치가 아닌, 구단 전체 타격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할이다.
이진영 코치는 2024시즌과 2025시즌 삼성 타격코치를 맡아 팀 공격 색깔을 정립하는 데 힘을 보탰다. 2024시즌 삼성은 장타력을 앞세운 공격 야구를 지향했고, 중심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타선을 운영했다. 다소 기복은 있었지만, 젊은 타자들의 장타 잠재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시즌에는 공격 지표의 안정감이 더해졌다. 장타 생산력과 함께 출루율, 득점권 세부 지표 개선에 공을 들이며 타선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시즌 후반과 가을 야구에서 막강한 타선 응집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삼성 팀 타선은 2025시즌 팀 홈런 1위(161홈런), 팀 타율 2위(0.271), 팀 출루율 2위(0.353), 팀 장타율 1위(0.427)에 올랐다.
최근 두산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이진영 코치는 팀마다 색깔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 팀째 맡고 있는데 팀마다 색깔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은 장타와 홈런을 활용하는 팀 색깔이었다면, 두산은 출루와 연속적인 안타, 연결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런이 많은 팀은 팀 타율이 낮을 수도 있다"며 "두산은 장타보다 정확성과 연결성이 더 필요한 팀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자신이 삼성에서 구축했던 방향성과, 두산에서 그려야 할 청사진을 명확히 구분한 셈이다.
2026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부담감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팀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두산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준비해 선수들을 돕겠다"고 목소릴 높였다.
삼성을 떠나는 과정에서 제자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언급됐다. 이 코치는 "평소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한 편이라 떠날 때는 늘 슬프다"고 털어놨다. 특히 삼성 선수들이 '배신자'라고 농담을 건넸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김)영웅이랑 (구)자욱이, (김)지찬이랑 (이)재현이 모두 나를 배신자라고 하더라(웃음). 그런 말은 다 농담이고, 마음이 있으니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 떠날 때 서운함이 있다는 건 그만큼 마음이 있었다는 뜻이라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렇게 두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전부 선수들이 야구를 잘해줬기 때문"이라며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삼성에서 화끈한 장타력을 도왔던 이 코치는 이제 두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반면 이진영 코치가 떠난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올스타 출신 무라카미 다카유키 코치를 영입해 타격 파트를 재정비했다. 엇갈린 선택 속에서 두 팀의 타선 색깔은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이진영 코치가 어떤 변화를 만들지, 그리고 훗날 옛 제자들과 어떤 장면을 연출할지 시선이 쏠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