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1-30 10:46
연예

이상윤 "'튜링머신', 동성애 아닌 고독의 이야기"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6.01.30 06:35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연극 '튜링머신'으로 다시금 무대로 돌아온 배우 이상윤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말했다.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튜링의 사과에서 연극 '튜링머신' 이상윤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연극 '튜링머신'은 제2차 세계대전의 숨은 영웅이자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복합적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프랑스 연극계의 권위 있는 몰리에르 어워즈(Molière Awards)에서 최우수 작가상, 최우수 희극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상윤은 극중 앨런 튜링을 연기했다.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이번 작품을 통해 앨런 튜링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이상윤은 "연극 형식적으로도 극 속 이야기를 하면서 관객에게 말을 거는 방식인데, 안 해본 방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서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에 재연되는 '튜링머신'의 앨런 튜링 역에는 이상윤을 비롯해 이승주, 이동휘 등 세 배우가 캐스팅됐다. 이상윤은 "이 작품에 담긴 이야기가 많은데, 대본을 보면 볼수록 그냥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두 작품을 함께하면서 박근형 선생님께 배웠던 것도 인간을 한 작품 내에서 어떤 기승전결을 보여줄 것이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본인이 찾고자 했던 것과 그걸 갖지 못하는 현실과의 차이 때문에 고독했던 인물의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그걸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거다. 동성애 코드, 기계에 대한 것, 친구에 대한 마음일 수 있는데 그 근간은 하나였던 거 같다"며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다름 때문에 아귀가 안 맞는 것 때문에 힘듦을 겪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괴로움, 외로움을 겪었던 인물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튜링을 연기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동성애'라는 코드보다도 근원적인 부분이었다. 이상윤은 "실제 튜링이 어떻게 동성애자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여준 거의 유일한 존재였던 친구 크리스토퍼를 잃은 뒤,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었던 마음이 다르게 표현된 게 동성애로 드러난 게 아닐까 해석했다"고 자신이 그려낸 튜링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튜링과 관련된 '말더듬이', '사회성 부족'과 같은 키워드도 일차원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그는 "말을 더듬는 건 누구나 당황하면 그럴 수 있고, 유머러스하고 위트가 있었다는 주변 기록도 남아있다"며 "드라마 '빅뱅 이론'만 봐도 주인공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지만 여자 주인공 페니는 웃지 못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어울리는 방법이 달랐던 것 뿐이다. 튜링은 우리와 똑같은 하나의 인간이었고, 완전하지 않은 인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로 '침묵과 고독, 엄청난 고독을 말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를 꼽았는데, 이 대사는 튜링의 내면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현대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이자 인공지능(AI) 개념을 처음 제시했으며, 기계가 지능을 갖췄는지 판별하는 '튜링 테스트'를 고안한 튜링의 삶을 한 마디로 정리해주기 때문.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이상윤은 튜링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전쟁에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해낸 튜링은 영국 정보부인 MI6의 제지로 인해 이를 즉각 활용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희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상윤은 "2차 세계대전을 받아들이는 유럽의 정서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정서가 있지만, 외국인들이 이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상윤은 '깨짐'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대에 설 때마다 깨지는 지점이 점점 달라진다. 처음에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깨졌다면, 그 다음엔 한발 더 나아간 지점에서 깨진다. 그렇게 가다보니 대본을 보는 눈이나 깊이, 해석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을 기대케 했다.

한편, 지난 8일 개막한 연극 '튜링머신'은 3월 1일까지 세종S시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