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백승호가 새 시즌을 앞두고 핵심 미드필더들이 사용하는 8번으로 등번호를 전격 교체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등 전설적인 중앙 미드필더들이 달았던 등번호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는 지난 시즌 버밍엄 시티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승격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백승호가 다음 시즌에도 팀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버밍엄이 다가오는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새 등번호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백승호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자신이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며 극찬을 받았다.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이 이끄는 버밍엄은 지난 2일(한국시간) 홈구장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열린 노팅엄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주포 제이 스탠스필드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2025-2026시즌 개막 직전 치른 친선경기에서 데이비스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을 최종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베스트 라인업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지난 시즌 버밍엄의 허리를 책임졌던 백승호는 이날 버밍엄이 꺼낸 4-3-3 전형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도모키 이와타, 케시 앤더슨과 호흡을 맞추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노팅엄이 주전 선수들을 모두 선발로 투입해 전력으로 버밍엄을 상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승호가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노팅엄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노팅엄은 버밍엄전에서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브라힘 상가레와 잉글랜드의 재능 엘리엇 앤더슨을 3선에 배치했고, 지난 시즌 팀의 공격을 이끈 모건 깁스-화이트와 칼럼 허드슨 오도이, 그리고 신입생 단 은도예를 2선에 기용했다.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은도예를 제외하면 노팅엄의 2선과 3선은 모두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나 그만큼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백승호는 노팅엄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침착하게 맞섰다. 후반 14분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59분여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동료들과 함께 중원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상대에게 경기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고, 무엇보다 전반 22분 정교한 패스로 스탠스필드의 선제 결승골로 이어지는 기점 패스를 시도해 팀의 승리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백승호의 활약을 지켜본 현지 매체도 백승호를 향해 극찬을 보냈다.
버밍엄 지역지 '버밍엄 라이브'는 3일 "백승호가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며 "백승호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시험했고, 전혀 어색함 없이 플레이했다. 그는 위험 지역에서 영리하게 빠져나왔고, 두 명의 노팅엄 선수들 사이를 파고들어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는 부상에서 복귀한 직후 57분 동안 중원을 장악했다. 높은 수준의 잉글랜드 무대에 처음 발을 디딘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언론은 또 "버밍엄의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지난 시즌 백승호를 두고 '언젠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선수'라고 했다"며 "노팅엄전은 친선경기에 불과했지만, 백승호가 노팅엄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데이비스 감독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증거였다"고 덧붙였다.
버밍엄은 오는 9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향한 여정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백승호가 이번 시즌에도 데이비스 감독의 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그가 2시즌 연속 버밍엄의 승격 주역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 버밍엄 시티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