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앞두고 있는 손흥민이 경기 외적인 일로 흔들리자, 영국 현지에서는 경찰의 신속한 대응을 통해 손흥민에게 안정을 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스퍼스 웹'은 15일 "손흥민이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허위 주장으로 인한 공갈 협박의 대상이 됐고, 지난 몇 달 동안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 놓여 있다가 한국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며 손흥민의 상황을 다뤘다.
14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손흥민 측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손흥민 측은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 중이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두 사람을 공갈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들 중 A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하는 와중에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 중이다. A씨는 손흥민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3억여원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A씨가 손흥민에게 보여준 초음파 사진이 조작된 것이거나 A씨의 태아 사진이 아닐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면서 초음파 사진 진위 여부 판독에 나선 상태다.
A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40대 B씨 역시 지난 3월 손흥민에게 접근해 7000만원을 갈취하려고 했으나, 손흥민이 B씨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언론들도 화들짝 놀랐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이자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상황에 관심이 쏟아진 것이다. 손흥민이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는 점 또한 관심의 이유 중 하나였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5일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이 가짜 임신 협박을 당했다. 보도에 의하면 손흥민은 한국에서 한 남성과 여성이 자신을 협박하자 경찰에 연락을 취했다"면서 "토트넘의 스타 선수에게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나타났다. 서울 경찰서는 20대 여성을 공갈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며 손흥민의 상황을 다뤘다.
매체는 "한 남자가 손흥민을 협박하려고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두 사람은 손흥민에게 접근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32세의 손흥민은 아내와 자녀가 없으며, 지난주 경찰에 이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손흥민으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내려고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더 선'은 그러면서 손흥민이 과거 자신은 현역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했다.
당시 손흥민은 30대 중반에 은퇴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결혼을 하게 되면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현역으로 뛰는 동안 축구를 우선시하려면 결혼을 늦출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도 같은 날 "손흥민이 임신했다는 거짓 주장을 퍼뜨리며 자신을 협박한 여성을 한국 경찰에 신고했다"며 "서울 경찰서는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을 공갈 미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손흥민은 그들이 수억원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임신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서는 이번 일이 손흥민에게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손흥민이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데다, 이번 시즌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련은 (우승 도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손흥민에게 닥친 상황이 토트넘과 손흥민의 우승 도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일리 메일'의 우려대로 일이 터진 시기가 좋지 않다. 당장 유로파리그 결승전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고, 손흥민이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신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심리적인 타격까지 입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스퍼스 웹'도 "이번 체포로 손흥민의 마음이 편해지길 바란다. 이번 협박 시도가 작년 여름에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은 오랫동안 이런 생각으로 마음고생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다행히 경찰의 조치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경기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는 손흥민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 측은 중요한 시기에 선수를 흔든 사건이기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손흥민의 소속사인 손앤풋볼리미티드는 15일 허위 사실을 유포하겠다며 손흥민을 협박한 사람들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으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에게 선처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